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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내각 지지율, 기시다의 정치개혁 약속에도 또 20% 하회

日 내각 지지율, 기시다의 정치개혁 약속에도 또 20% 하회

기사승인 2024. 03. 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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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청산, 정치자금 투명화' 언급에도 국민적 불신 높아
계파 갈등 격화도 고민거리…'지지 않는다' 여론도 67%
Japan Politics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지난 17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전당대회에 참석,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
일본 내각 지지율이 불법 정치자금 모금 문제와 관련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거듭된 사과에도 여전히 20%선을 밑돌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지난 조사 때(14%)보다 3%포인트 오르기는 했지만 2개월 연속 20%선을 하회했다는 점에서 기시다 총리에게는 다소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해 자민당 내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진 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지통신이 지난 1월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당시 기시다 총리가 고질적인 정치자금 스캔들 극복을 위해 '파벌 해산'이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저 수준인 14.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번 마이니치 여론조사 역시 기시다 총리가 참석해 불법 정치자금 조성 의혹에 사과하고 비리 연루 의원에 대한 처벌 의지를 천명한 자민당 전당대회 개최 날짜가 포함된 기간(16~17일)에 실시됐음에도 지지율 반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자민당 총재이기도 한 기시다 총리는 지난 17일 도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총재 연설을 통해 "많은 국민적 의심을 초래하고 심각한 정치 불신을 야기했다"며 정치 신뢰 회복을 위해 자민당 개혁과 정치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연루 의원의 처벌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불법 정치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후 비리 연루 의원 처벌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비리 의혹 의원 처벌과 파벌 청산을 골자로 하는 정치 개혁을 통해 바닥을 기고 있는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자민당은 당 총재이기도 한 기시다 총리의 의지에 발맞춰 당 규칙 등을 개정해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정치단체 회계 책임자가 체포·기소되면 이와 관계된 의원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자금과 인사권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미쳐왔던 파벌의 존속과 신설을 금지했다.

문제는 기시다 총리의 개혁 의지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월 중순 자신을 포함한 소속 의원이 46명인 당내 네 번째 파벌인 기시다파의 해산 방침을 가장 먼저 발표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첫 승부수를 던졌지만,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비협조로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아베파 간부 의원들이 기시다 총리의 파벌 해산 발표 이후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이를 지켜보는 일본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당시 마이니치 등 일본 언론들은 이런 자민당 내 모습으로 일본 국민들의 분노가 더욱 높아진 탓에 앞으로 상당 기간 기시다 내각 지지율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들을 내놓았다.

여기에 같은달 정치자금 투명성 확대 등의 개혁적 방안을 논의할 당내 조직으로 신설한 '정치개혁본부'도 여론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명예고문으로 위촉된 아소 다로 부총재와 오부치 유코 의원 등 정치자금 스캔들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는 인물들이 대거 정치개혁본부 구성원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정리돼야 할 개혁대상이 개혁을 하겠다고 완장을 차고 나섰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불법 정치자금 사태를 둘러싸고 당내 파벌간 불협화음이 격화하고 있는 점도 기시다 총리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만드는 고민거리다. 일본 민영방송 TBS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저녁 도쿄 모처에서 기시다 총리와 아소 부총재, 모테기 간사장 등이 모인 가운데 이뤄진 회동에서는 불법 정치자금 연루 의원들의 국회 정치윤리심의회 출석 여부를 놓고 논의하던 도중 각 계파 간부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설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아사히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67%로 전월 조사보다 2%포인트 더 높아진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사히는 자민당이 2012년 정권을 되찾은 이래 실시된 자사 정례 조사에서 나온 응답률로는 최고치라고 전했다.

또한 전날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전당대회에서 언급한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 대응에 대해서는 13%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81%로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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