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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 신탁사들…통합 재건축 ‘러브콜’로 한숨 돌리나

‘업황 악화’ 신탁사들…통합 재건축 ‘러브콜’로 한숨 돌리나

기사승인 2024. 03. 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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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분당 파크타운’, 광명 ‘하안주공3·4’ 신탁사와 설명회
입주민만 수천명…이해관계 충돌 대비해 신탁방식 ‘저울질’
전문가 "PF發 위기에 신탁사 수주 나서기 어려울 것"
서울 재건축단지
통합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최근 신탁사를 불러 재건축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진은 한 재건축 추진 단지 모습./연합뉴스
이른바 1기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정비 특별법')에 따른 용적률 상향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 인근 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신탁사를 초청해 재건축 설명회를 여는 곳도 적지 않다. 2곳 이상 단지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특성상 입주민과 소유주 등 수백·수천명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외부 기관인 '신탁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대림·삼익·서안·롯데 4개 단지로 구성된 '분당 파크타운'은 오는 30일 내정중학교에서 주민 대상 통합재건축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 등 시공사들이 참석한다. 이 가운데 신탁사로는 유일하게 한국토지신탁이 참석해 신탁 방식 재건축을 설명할 예정이다.

파크타운은 4개 아파트 단지(41개 동·3028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에 입주민 간 원하는 사업 방향이 나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신탁 방식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탁사를 통할 경우 '내부 마찰'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비슷한 이유로 인근 분당 매화마을·목련마을 일대 2200가구 규모 빌라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분당빌라단지연합회'도 최근 한국자산신탁·KB부동산신탁을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적용 대상지인 경기 광명시 '하안주공 3·4단지'도 신탁 방식 재건축 방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추진위원회가 개최한 설명회에선 KB부동산신탁이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추후 4개 신탁사 등이 참여하는 설명회도 열릴 예정이다. 현재 추진위는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3·4단지 통합 △신탁 방식 사업 추진 여부 등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 추진 여부를 결정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로 촉발된 건설업 위기 상황에 신탁사도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재건축 등 원활한 정비사업을 위한 신탁사의 '사업 자금 조달'이 현재 경색 국면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전국 PF 사업장의 부실 위험이 심각한 가운데, 과거 신탁사가 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하는 PF대주단과 맺은 '책임준공 의무'가 시공사 도산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건설사가 부도 등을 겪을 경우 준공책임 의무에 따라 신탁사가 자금을 대신 갚아야 해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신탁사들이 책임준공 의무를 확약한 사업장은 1000곳에 달한다. 이를 통한 수탁액도 2020년 말 8조4000억원 대비 2배 이상인 17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재건축 추진 단지 증가가 신탁업계엔 호재로 작용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PF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시공사와 신탁사들의 활발한 정비사업 행보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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