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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임종룡式 조직개편...그룹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두 번의 임종룡式 조직개편...그룹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기사승인 2024. 04. 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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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 취임 앞서 대대적 개편
'전략중심' 지주·'영업중심' 계열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TF' 신설
내부통제 강화·경영승계 전략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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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우리금융그룹 사령탑에 올라선 임종룡 회장은 두 번의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그룹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컨트롤타워 기능은 강화했다.

지주는 전략 중심으로, 은행과 카드 등 계열사는 영업 중심 조직으로 재편해 '헤드쿼터'로서의 그룹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취임 전 두 번의 사모펀드 사태와 대규모 은행 횡령 사고 등을 겪으면서 기업 신뢰는 물론, 임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됐었다.

이에 임 회장은 조직 슬림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 문화 개선에 방점을 찍고 조직을 재편한 것이다.

현재 그룹 내부에선 임 회장의 조직개편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룹이 제시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데다, 계열사 간 시너지도 높여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3월 임종룡 회장 취임에 앞서, 그의 경영전략 방향을 반영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3월 조직개편의 핵심은 슬림화와 정예화였다. 복잡했던 그룹 조직을 단순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그룹 성장에 제동이 됐던 불합리한 기업문화를 혁신해 조기에 경영 안정을 찾겠다는 임 회장의 경영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해 의사결정 과정을 심플하게 했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해 조직 활력을 높였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TF를 신설했다. 이는 그룹 회장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의 협의체로, 그룹 회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TF는 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과 내부통제 강화, 경영승계 프로그램과 관련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TF를 회장 직속으로 배치한 이유는, 그룹 갈등의 원인이 내부 출신에 있다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룹 회장에 어느 출신이 선임되느냐에 따라 자회사 CEO들도 대거 교체되는 양상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즉 출신별 갈등이 그룹 성장의 걸림돌로 본 것이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새로 도입한 은행장 선임 절차는 임 회장의 조직혁신 성과로 꼽힌다. 절차적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두 달 동안 충분한 검증을 거쳤고, 특히 회장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게 해 갈등 요인을 사전에 차단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현재 우리금융의 리더 선임뿐만 아니라 육성 절차까지 포함하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이에 더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미래사업추진부문도 만들었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선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데, 이를 전담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슬림화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과 대고객 서비스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핀셋형 조직개편을 실시하기도 했다. M&A를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를 전략부문에 재배치하고, 그룹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사업부는 성장지원부문에 배치했다.

임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만든 기업문화혁신TF를 기업문화리더십센터로 확대 개편해, 그룹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전략부문과 재무부문, 성장지원부문, 디지털혁신부문, 브랜드부문, 리스크관리부문, 경영지원부문, 준법감사인, 감사부문 등 9개 부문, 기업문화리더십센터를 포함해 19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현재 그룹 포트폴리오 확대 등 M&A를 담당하는 전략부문은 이정수 부사장이 이끌고 있고, 재무부문은 이성욱 부사장이 맡고 있다. 또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성장지원부문은 성윤홍 부사장이, 디지털혁신부문은 옥일진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리스크관리부문은 박장근 부사장, 감사부문은 정규황 부사장, 준법감사인은 전재화 부사장이 맡아 그룹의 성장과 경영안정을 꾀하고 있다.

임 회장이 취임 초기 조직개편과 인사에 공을 들여왔던 이유는 그동안 그룹이 너무 복잡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문화도 불합리한 면이 많아 조직 내 갈등요인이 계속돼 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사태에 연루돼 있었고, 특히 우리은행에서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심각했다. 이에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새 먹거리를 찾는 데 더해, 기업문화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조직을 재편한 것이다. 또 내부통제 영역에서도 영업 현장에 전담자를 배치하는 등 전반적인 내부통제 체계를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임종룡 회장 2년 차를 맞은 현재, 조직개편 성과가 차츰 나타나고 있다고 내부에선 평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는 전략 중심, 각 계열사는 영업 중심 조직으로 개편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해왔다"면서 "특히 기업문화에 대해선 계열사와 정확하게 진단해 기업문화를 재정립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는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그룹 시너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또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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