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젠지 ‘기인’ 김기인 ① “프로 생활 쉽지 않았다...우승에 같이 울컥한 팬들 감사”

[인터뷰] 젠지 ‘기인’ 김기인 ① “프로 생활 쉽지 않았다...우승에 같이 울컥한 팬들 감사”

기사승인 2024. 04. 27. 12: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거머쥔 '기인' 김기인. /이윤파 기자
올해 봄은 김기인의 계절이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우승을 위해 힘든 선수 생활을 보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새 생명이 기지개를 켜는 봄처럼 기인도 7년의 겨울을 지나 우승과 함께 새롭게 태어났다. 여러 역경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끝까지 믿고 달려온 ‘기인’ 김기인을 만나봤다.

◆ 다사다난했던 7년, 에버부터 젠지까지

2017년 여름 Ever8 Winners에서 데뷔한 김기인은 첫 시즌부터 '샤이' 박상면, '스멥' 송경호 같은 거물 탑 라이너들을 솔킬 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2018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했다.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첫 결승과 월드 챔피언십, 국가대표 선발이란 영광을 누렸지만 이후 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김기인은 "아프리카 시절이 어려움이 있었다. 18년 이후로 팀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 많았고, 합을 잘 맞추려고 해도 뭔가 안 맞는 부분이 계속 생겼다"라며 "아무리 연습하고 또 해도 그 부분이 메워지지 않았고, 대회에서도 같은 실수가 계속 나와서 그 부분이 가장 힘들고 고치기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선수 생활 동안 가장 힘들었던 시기도 아프리카 시절이었다. 김기인은 "2022년 광동 프릭스(前 아프리카 프릭스) 막바지쯤이 제일 힘들었다. 사실 순위로 따지면 첫 시즌에 10위를 했는데, 오히려 그때보다 더 힘들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2023년에는 KT로 이적하며 5년 만의 월드 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했으나 서머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하고도 T1에게 가로막히며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고,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대진운 따라주지 않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인은 2024시즌을 앞두고 젠지에 합류한다. 젠지 2024시즌 로스터는 큰 화제를 모았다. 김기인-‘캐니언’ 김건부-‘쵸비’ 정지훈으로 이어지는 꿈의 상체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엄청난 캐리력을 지닌 선수들의 집합에 팬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기인에게 두 선수와 함께하게 된 것을 알았을 때 든 느낌과 같이 경기하며 발전한 부분에 대해 물었다.

"둘 다 잘하는 선수라는 걸 알고 있기에 팀에 합류할 때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팀에 합류했고, 실제로 같이 대회를 뛰어보니 각자 알아서 잘하는 선수들이라 신경 쓸 부분도 없었다. 제 실력도 대회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어느 하나 특정 부분을 찍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 “목 아프고 열이 났다.”, 역경 딛고 얻어낸 값진 우승
열정적인 인터뷰 중 목을 축이는 '기인' 김기인 . /이윤파 기자
기대를 안고 시작한 스프링 시즌, 젠지는 정규시즌 17승 1패라는 압도적 성적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서도 DK와 한화 생명을 연파하며 가볍게 결승에 올랐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컨디션 문제였다.

T1과 한화생명e스포츠의 결승진출전이 있던 날, 젠지 선수들이 직관을 왔는데 김기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승이 끝나고 나서야 김기인의 링거 투혼이 밝혀졌다.

"사실 목요일 새벽 2시쯤에 연습하고 있는데 목이 좀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왔다. 그래서 바로 들어가 쉬었는데 다음날에도 목이 아프고 열도 나는 것 같아서 그 이후로는 솔로랭크도 안 하고 쭉 쉬었다. 토요일에 팀원들이 대회 보러 갈 때 링거 맞으러 가고 약 먹으며 쉬었다. 다행히 대회 당일 날 컨디션은 경기하는 데 지장 없는 정도라 다행이었다."

결승전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특히나 T1' 제우스' 최우제와의 맞대결이 주목받았다. 젠지는 3, 4, 5 세트 연속으로 최우제의 베인을 밴했다.

김기인은 "베인 챔피언 자체가 탑라인에서 후픽으로 나오게 되면 일대일 능력이 강하고, 요새는 유체화를 들기에 갱 회피도 좋아서 일대일로 상대하기에 부담스럽다"라며 "크산테처럼 베인을 상대하기 어려운 챔피언을 해야 할 때 집중적으로 견제했다"라고 밴의 이유를 설명했다.

5세트 밴픽도 난관이었다. 제리의 파트너를 정해야하는 상황에서 '리헨즈' 손시우는 애니를 주장했으나 정지훈이나 젠지 김정수 감독은 반기지 않았다. 김기인도 애니는 불안했던 것일까, 유미는 어떠냐고 넌지시 제안하는 모습이 공개되어 화제였다.

"아무래도 2세트때 애니를 플레이했는데, 결과가 안 좋게 나오기도 했고 결승 당일에는 애니가 활약하는 형태의 게임이 나오기 힘들어지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시 상황도 애니에 확신이 있기보다는 약간 갸우뚱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제리-유미를 제안했던 것 같다. 그래도 애니로 이겨서 다행이다."

결승전 1세트부터 5세트내내 김기인의 활약은 빛났다. 최고의 명장면은 최우제를 상대로 기록한 두 번의 솔로 킬이였다.

김기인은 당시를 회상하며 "5세트에서 솔킬을 땄을때는 들뜨기보단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청 흥분하진 않았다. 팀원들도 별로 호응을 안 해서 신난 기분보다는 다음에 해야 할 플레이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우승이 가장 실감 나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김기인은 "경기 끝나고 우승했을 당시에는 별로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회식 자리에서 젠지 직원이나 동료들에게 성불 축하한다는 얘기를 듣고, 회식 자리에서 인터뷰도 하다 보니 그때부터 실감이 많이 났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김기인을 응원하고 지탱해준 가족의 축하도 힘이 됐다. 김기인은 "보통 엄마가 카톡으로 연락 많이 해 주시는데 되게 축하하고 그동안 고생했다 이런 식으로 길게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걸보니 되게 뭔가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라고 밝혔다.

7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김기인을 응원하며 자리를 지킨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기인은 "제가 울었을 때 같이 울컥하고 울었다는 팬 분들이 많아서, 그동안의 프로 생활이 참 쉽지 않고 어려웠구나 생각하면서도, 그 어렵고 긴 시간 동안 응원해 주셔서 되게 감사하다"라며 팬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거기에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김기인의 대표적인 밈 '기과장'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기과장, 알고 있다. 제가 하지 않은 말로 팬분들이 스토리를 붙여서 만들어주시는데, 그런 재미있는 밈 만들어주신 덕에 선수를 향한 친근감도 생기는 것 같고, 저는 그런 밈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재밌고 좋게 보고 있다."

우승의 기쁨에 취해 약간 무리도 했다. 김기인은 "사실 회식 때 술을 많이 마셔서 감기 기운이 오래갔다, 그래서 휴가 때 좀 많이 쉬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