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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지킴이’ 성안스님 10주기 동국대 장학금 보시로

‘팔만대장경 지킴이’ 성안스님 10주기 동국대 장학금 보시로

기사승인 2024. 05. 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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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동문 형 고인 이름으로 5000만원 전달
성안스님 만든 대장경보존회 '지킴이'로 남아
5월 6일 성안스님 10주기 추모재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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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법보사찰인 해인총림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팔만대장경을 설명하는 생전의 성안스님./연합
'팔만대장경 지킴이' 해인총림 해인사 전 보존국장 성안스님의 10주기를 맞아 불법(佛法)을 수호하고자 하는 고인의 뜻이 형을 통해서 동국대학교 후배들에게 따뜻한 보시로 전해졌다.

2일 동국대에 따르면 형인 임각균(59) 이트너스(주) 대표이사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입적한 동생 성안스님(법학과 85학번)의 모교인 동국대 법과대학에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동생과 함께 동국대 동문이기도 한 임 대표(산업공학 82학번)는 "성안스님의 입적 10주기를 맞아 의미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최근 동국대에 불교계로부터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동생 성안스님도 살아 있었다면 분명 모교 법학과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부증서도 성안스님 명의로 전달됐다. 장학금은 법과대학에서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임 대표는 "로스쿨 준비생 등 학창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큰 꿈을 위해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이 장학금이 써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 대표와 성안스님은 세 살 터울의 형제로서 생전에 우애가 각별했으며 같은 대학(동국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동생은 쾌활하고 붙임성이 좋은 외향적인 성격이라 출가를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출가를 하게 되어 놀라기도 했었지만, 불교계 내에서도 자신의 적극적인 성격을 살려 다양한 일들을 추진해 나갔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성안스님의 대학 선배인 임규철 동국대 법과대학장은 "성격 자체가 온순하고 말투가 다정다감하여 선후배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빈 강의실에서 열변을 토하던 모습도 생각이 난다"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전했다. 또한 "출가 이후에는 반야심경을 중심으로 한 불경의 한글화 및 팔만대장경의 디지털화와 도심 불교 강화에 노력했던 모습 등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성안스님은 1993년 해인사에서 원명스님을 은사로 출가했고 생전에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으로 팔만대장경을 알리는 데에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행자 시절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해인사 장경판전을 지키던 관후스님 방을 청소하면서 대장경과 첫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79개국을 돌며 세계문화유산을 살펴보았으며, 2010년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을 맡으면서 대장경을 보존하고 알리는 데에 열정을 쏟았다. 임 대표는 "성안스님은 불교의 디지털화 등 혁신을 위해 제가 운영하는 회사에 방문해 민간의 사례까지도 벤치마킹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안스님은 생전 언론 인터뷰 등에서 "팔만대장경을 지금까지 잘 보존해 온 것도 기적에 가깝지만 1000년 뒤 후손들에게도 온전히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존 중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했다. 대장경판 보존 예산이 부족한 것을 안타까워한 스님은 수천명의 회원이 월 5000원의 회비를 내는 '대장경보존회'를 만들기도 했다. 스님이 만든 대장경보존회는 지금까지 해인사 대장경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죽으면 목판을 하나 사서 같이 태워달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성안스님은 2014년 4월27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입적했다. 오는 6일 오전 10시 성안스님의 10주기 추모재가 경남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봉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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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윤재웅 총장(왼쪽)과 성안스님의 형인 임각균 이트너스(주) 대표이사./제공=동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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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장경판전에 보존된 팔만대장경을 안내하는 보존국장 일한스님. 성안스님이 만든 대장경보존회는 팔만대장경을 지키고 연구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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