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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현식 온기 대표 “일상 속 공감으로 우울감 등 지속 해결해 나갈 것”

[인터뷰] 조현식 온기 대표 “일상 속 공감으로 우울감 등 지속 해결해 나갈 것”

기사승인 2024. 07.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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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만연 우울감 지속 문제 해결 원해"
온기 사업 자금 충당하려 IT 회사 취업도
조현식 온기 대표1
조현식 온기 대표가 3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 온기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반영윤 기자
"우리 사회 우울감 지속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조현식 온기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꿈을 설명했다.

조 대표는 "청년뿐 아니라 청소년, 성년 우울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우울감이 커지면 삶을 비관하게 되기에 일상에서 우울감을 완화를 돕는 온기우편함을 전국에 두는 것이 온기의 목표"라고 했다.

조 대표는 최근 청년의 고민 양상이 다르다고 했다. 조 대표는 "2017년에는 취업을 하고 싶지만 현실의 벽이 높아 힘들다는 내용의 고민이 주를 이뤘다"면서 "지금은 취업 실패 좌절보다는 고립·은둔·무기력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일상 속 우울감 지속 해소라는 목표를 위해 '온기우편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연 글을 접수해 손 편지로 공감의 답장을 보내는 일이다. 조 대표는 온기우편함 사업의 필요성을 '일상'이라는 열쇳말로 설명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해방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온기우편함의 시작이었다.

2017년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조 대표는 온기우편함 도면을 들고 목공소를 찾았다.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일념으로 전역 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털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돌담길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했다. 조 대표는 "첫 주에만 70통의 편지가 들어왔다"며 "사람들이 이토록 공감을 필요해 하는구나 깨달았다"고 했다.

조현식 온기 대표2
조현식 온기 대표가 2017년 2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돌담길에 제작·설치한 '온기우편함' 도면을 가리키며 온기우편함을 설명하고 있다. /반영윤 기자
답장을 해주는 온기우체부들은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원칙은 △정답을 강요하지 않을 것 △온기우체부가 직접 겪은 경험을 통해 공감을 전할 것 △한 번에 하나의 편지에만 집중할 것 등이다. 조 대표는 "매주 진로에 관한 고민 글에 손으로 답장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온기 사업을 펼치며 겪은 우여곡절이 사연자인 '온기'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조 대표의 지인들은 사업을 지지하지 않았다. 조 대표는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길이고 앞날이 걱정되는 사업에 부모님께서 반대했다"고 했다. 조 대표 역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조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 남들은 커리어를 쌓느라 바쁘던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방황했다"면서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다 보니 제가 많이 뒤쳐져 있는 것 같아 위축됐다"며 사업 초기를 회상했다.

2019년 사업 3년 차가 됐을 때 조 대표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조 대표는 "당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온기 사업을 꼭 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사업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IT 회사에 입사했다.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사에서 일한 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온기우체부들과 모임을 하고 편지를 썼다. 주말에도 5시간 동안 편지를 작성하는 일을 2년 가까이 진행했다.

온기우편함
서울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에 설치된 온기우편함. /반영윤 기자
그러던 중 온기우체부로 함께 활동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2020년 결혼했다. 조 대표는 "아내에게 IT 회사를 그만두고 온기 일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아내가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며 "온기우체부 활동을 한 아내가 '온기 일의 가치를 널리 퍼뜨리라'고 말했다"고 했다. 조 대표는 2021년 3월 IT 회사를 그만둔 뒤 같은 해 6월 온기의 법인 등록을 마쳤다. 온기는 2021년 말 CGC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CGV 내 21개 극장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했고 현재는 66곳까지 늘렸다.

조 대표는 전국 200곳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경찰서·소방서가 모든 지역에 있는 것처럼 온기우편함도 동네를 거닐다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국민 우울감이 커져 일상에서 속마음을 터놓을 창구가 많아야 한다는 취지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의 효과를 인식하고 온기우체부로 활동하길 기대하고 있다. 온기와 파트너십을 맺은 보험회사에서 임직원이 함께 손 편지 답장을 쓰는 온기우체부 활동을 지원해 도움이 되고 있다. 조 대표는 "사회에 만연한 우울감 지속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여러 기관과 기업이 힘을 합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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