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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승계 정공법 택한 정기선, HD현대 ‘주가부양’까지 ‘일석이조’

[마켓파워] 승계 정공법 택한 정기선, HD현대 ‘주가부양’까지 ‘일석이조’

기사승인 2024.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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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부회장, 책임경영 의지 담아 지분 추가 매입
올해만 400억원 넘게 투입…주가도 우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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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투입한 자금은 400억원도 넘겼다. 오너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자신 있게 지분을 사들이는 책임경영 모습에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동조 중이다.

지배력 확대는 공공연한 복안이다. 이어진 지분 매입으로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HD현대 지분율이 5%에서 6%대 까지 높아졌다. 정 부회장이 2021년 사장에 오른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지 4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서서히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정공법'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HD현대주식 7만9488주를 매수했다. 약 59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율도 0.1% 높아졌다.

정 부회장의 지분 매입은 올해 들어 활발해졌다. 지난 5월부터 서서히 지분을 매입, 총 61만9451주를 매수해 투입 자금만 425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의 지분율은 5.26%에서 6.04%까지 올라왔다.

올해 지분 매입을 확대하는 이유로는 정 부회장의 자신감도 담겨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조선업이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며 조선 3사가 모두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산업기계 부문에서도 실적이 호전되고 있어서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 해군으로부터 함정정비협약을 국내 조선사 중 최초로 체결, 미군 MRO 사업 입찰 기회를 확보했다. MRO 시장을 시작으로 신조선 사업까지도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룹 핵심인 조선업이 회복되는 가운데 지분 매입으로 정 부회장은 책임경영 의지를 더욱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보통 경영진이나 오너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을 위한 의지로 해석돼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아울러 최근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으로 지주사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증공업에서 선박유지보수 사업을 분할해 만든 회사로 HD현대가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일각에서 '쪼개기 상장'으로 지주사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지만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오르며 기우에 그쳤다.

또 정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도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시각도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21년 사장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고,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해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지 4년차가 된 만큼 서서히 지분 매입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HD현대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최상위 지배회사인 HD현대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HD현대 지분 2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부사장이 총수로 올라서기 위해선 부친인 정 이사장의 지분을 증여·상속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세금 납부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정공법'으로 지분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지분 매입은 정기선 부회장이 책임경영 뜻을 밝히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승계와는 아직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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