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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車가 아닌 경험을 팔다”…‘자동차 디즈니랜드’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

[르포] “車가 아닌 경험을 팔다”…‘자동차 디즈니랜드’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

기사승인 2024. 08.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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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볼프스부르크 아우토슈타트 방문
매년 200만명 방문…자동차 업계 롤모델 공간
"폭스바겐 브랜드 고객 경험 중시…유대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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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 내 '쌍둥이 카 타워'의 모습./김정규 기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북부지역의 니더작센주 주도 하노버에서 동쪽으로 약 1시간을 달리다 보니 인구 12만여명의 공업 도시 볼프스부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팬들에겐 구자철의 전 소속팀으로 더 잘 알려진 볼프스부르크에는 폭스바겐그룹의 본사와 공장이 도시가 형성되기 전부터 약 80년 동안 '터줏대감'처럼 자리했다. 볼프스부르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높이 솟은 굴뚝 4개의 화력발전소 맞은 편에는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Autostadt)'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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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그룹 공장(화력발전소)의 모습. 4개의 길게 솟은 굴뚝은 공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김정규 기자
이른바 자동차계의 '디즈니랜드'로 불리는 아우토슈타트에는 각종 자동차 체험거리는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장과 출고장까지 한 데 모여있다. 지난 2000년 폭스바겐그룹은 약 25만㎡의 부지에 약 5500억원을 들여 아우토슈타트를 조성했고, 매년 200만명의 관람객들이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현대차그룹이 신사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아우토슈타트를 벤치마킹했다고 알려져 있는 등 자동차업계에선 롤 모델로 여겨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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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 내 '쌍둥이 카 타워' 내부 모습./김정규 기자
아우토슈타트 안으로 진입하자 원통형의 유리 건물인 '쌍둥이 카 타워'가 눈에 띄었다. 48m로 20층 높이의 해당 건물에는 폭스바겐 골프, 티구안 등 주인을 기다리는 신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생산공장과 연결된 지하 통로에서 차량이 도착하자, 리프트는 신속하게 차량을 들어 올려 주차 자리에 쏙 집어넣었다. 차량 한 대를 주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44초에 불과하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돼 있을 정도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각 타워에는 약 400대 차량이 주차돼 있고, 하루에 200대에서 600대까지 내보내고 있다"며 "20여년 동안 총 700만대의 차량을 출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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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의 모습./김정규 기자
이 같은 차량들은 하루에서 이틀 정도 '카 타워'에 머물고, 이후 지하 통로를 통해 아우토슈타트 내 딜리버리 센터(쿤덴센터)로 이동해 고객에게 인도된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직접 차량에 번호판을 부착해보는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독일 사람들에게 새로운 차를 인도받는 것은 '또 하나의 가족'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 새 차를 만나기 위해 아우토슈타트를 찾는 사람들은 이곳에 위치한 호텔에서 숙박까지 해결하고 전시장이나 박물관을 구경하는 등 1박2일로 방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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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를 방문한 아이들이 폭스바겐 모형 차량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김정규 기자
이 때문에 아우토슈타트는 고객들에게 단순히 차량 자체를 판다는 개념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차량 구매의 경험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 입장에선 폭스바겐과 아우토슈타트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경험을 하며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더욱 키워가게 되고, 이는 브랜드와 고객들 사이의 유대감을 한층 더 높이는 요소가 된다.

특히 이날 아우토슈타트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삼삼오오 방문한 가족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또 가족 단위 방문객이 가장 먼저 찾는 콘체른벨트(KozernWelt) 구역에서 아이들은 폭스바겐 장난감 차량들과 어우러져 신나게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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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를 방문한 가족이 폭스바겐 골프 50주년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김정규 기자
콘체른벨트(KozernWelt) 3층에선 폭스바겐 골프 50주년 전시도 함께 진행됐는데,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폭스바겐 골프 차량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관람하고 있었다. 부모들의 폭스바겐에 대한 경험은 자연스레 자녀들에게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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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 자이트하우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된 차량을 구경하고 있다./김정규 기자
이와 함께 '시간의 방'이라는 의미의 자동차 박물관 '자이트하우스'(Zeithaus)에선 1880년대 자동차부터 오늘날의 자동차까지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아우디나 포르쉐, 스코다 등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의 엔진 개발과 디자인의 진화 등 100여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아우토슈타트는 단순히 자동차 테마파크의 의미를 넘어 폭스바겐의 철학과 이념을 전세계에 알리며 고객과의 유대감을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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