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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귀찮은 무인기가 무서운 무인기 되지 않게 철저히 준비해야

[전인범 칼럼] 귀찮은 무인기가 무서운 무인기 되지 않게 철저히 준비해야

기사승인 2022. 12. 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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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북한의 무인기 여러 대가 경기북부와 서울 외곽까지 비행하여 도발을 감행하였다. 군에서는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인천국제공항의 운항을 중지시켰다. 군에서는 국민의 안전에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여 알리지 않은 것 같다. 이는 사회 혼란과 교란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되었지만 우리가 북한의 도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 줬다. '철통경계' 같은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북한 무인기를 탐지하고 식별한 우리 군의 능력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번에는 남해안까지 북한 무인기가 왔다 갔다 했지만 모르고 있었다. 다만 북한이 고의로 무인기를 노출시켜 우리 일상을 교란하려는 의도를 두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믿고 이런 형태의 도발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야금야금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다.

무인기는 기본적으로 이미 계획된 항로와 고도를 비행하는 방식과 지상기지에서 실시간 항로와 고도를 조정하는 방법이 있다. 이번 도발의 경우 후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의 무인기가 어떤 식으로 운용되었는지는 불명확하다. 후자의 경우 전파교란, 상대 드론 탈취(하이재킹) 등이 가능하다.

드론(무인기)을 격추하는 일이 쉽지 않음이 이번에 들어났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공역에 들어오는 순간에 격추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되돌아갈 때 격추시키는 방법이다. 그 이유는 무인기가 땅에 떨어지고 우리가 사격한 탄이 땅에 떨어질 때 우리 국민 또는 시설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들어올 때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고 되돌아 갈 때도 기회가 한 번밖에 없고 낙탄이 북한지역으로 떨어질 부담도 있다. 아무튼 쉽지 않다. 이런 결정은 군인이 못한다. 또한 군인에게 맡겨서도 안 된다. 국군통수권 차원에서 결심을 해 주면 군은 이행하는 체계가 맞기 때문이다.

드론을 격추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일상적인 일이다. 다만 전쟁지역과 전쟁지역이 아닌 곳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무인기를 격추시켰지만 결국은 러시아군 5명이 죽는 결과가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드론과 저속 무인기를 격추시키기 위한 특수탄의 개발, 레이저 무기 등은 중장기적인 요구사항이다. 국산화한다고 시간 낭비하고 제일 싼 거 사들이려고 하면 단단히 혼날 것이다. 그리고 부단한 훈련이 필요하다. 이번에 이륙 중이던 우리 항공기의 추락은 훈련 부족이었을까 봐 우려스럽다.

북한이 왜 이런 도발을 했을까? 우리의 대응능력과 절차 그리고 우리나라 사회(언론)의 반응을 보기 위한 가능성이 가장 크다. 여기에 더해서 보다 큰 도발을 준비하기 위한 단계일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하며 내실을 기해야 한다. 국민의 불안을 허황된 말과 거짓 장담으로 안심시키려 하지 말고 솔직하게 알리고 정치인들은 정치인답게 안보문제를 정쟁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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