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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우리의 우선 과제

[이효성 칼럼] 우리의 우선 과제

기사승인 2023. 07.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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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지금 세계는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에 놓여 있다. 지구의 보존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키는 환경오염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환경오염의 주범인 화석 연료를 줄이고 대신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즉 청정에너지를 대폭 늘려가는 획기적인 이정표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정책의 일환으로 각국 정부는 환경오염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를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 자동차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은 대체로 지금부터 10년 내외에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한다는 일정을 밝히고 있다.

이런 정부 정책에 협조하여 선진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생산 활동에서 재생 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는 RE100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RE100 일정표에 맞추어 앞으로는 자신들의 협력 업체에도 RE100을 요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우리 주요 대기업들도 RE100 참여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의 대기업에 납품하는 우리의 협력 업체들이나 수출업체들도 RE100을 실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납품하거나 수출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빠르고 더 높은 비율의 재생 에너지 정책을 더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재생 에너지 정책에서 너무 소극적이다. 이는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태양광 진흥 정책에 대한 반작용인 측면도 있지만, 잘못된 정책이라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어야지 그 때문에 재생 에너지 비율을 낮추는 것은 올바른 방향도 바람직한 대처도 아니다. 우리는 2차 전지와 그 밖의 여러 제조업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기에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에 주어지는 큰 행운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행운이라도 그 행운을 붙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헛것일 뿐이다. 우리 기업들은 20여 년 전부터 미래의 먹거리로 2차 전지를 점찍고 기술을 개발해 온 덕으로 전기차로의 전환 시대에 2차 전지 기술에서 세계의 선두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우리 배터리 업계의 선견지명과 피나는 노력이 주효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앞선 기술에 의한 2차 전지나 그 부품이 생산 과정에서 화석 연료가 쓰였다는 이유로 거부될 수도 있는 것이다. 2차 전지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모든 제품에서 어떤 에너지를 사용했느냐의 여부가 그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수출주도형 산업 구조를 가진 우리로서는 RE100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어진 행운도 붙잡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게 된다.

지구적 차원에서 청정에너지에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2차 전지뿐만 아니라 수소 산업, 핵융합 에너지, 초전도체 등의 분야도 매우 중요하고 또 유망하다. 이들 분야는 모두 에너지의 청정성과 함께 그 효율성과도 관련되어 있다. 앞으로 이들 분야는 2차 전지 못지않게 중요한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다. 다행히 이들 분야에서도 우리는 상당한 역량을 갖고 있지만 2차 전지에 버금가는 만큼의 우위는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학계 및 업계와 함께 이들 분야의 실력과 가능성을 평가하고, 지원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분야를 어떻게 지원할지에 관한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정치권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고민에 동참하고 이들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히 미래 먹거리 분야를 증진시키기 위해, 그들 분야를 법과 예산으로 지원하고 육성하는 문제로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해야 한다. 여야는 우선적으로 지원할 분야를 선정하고 얼마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등과 관련된 문제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경쟁을 벌인다면, 유권자들로부터 생산적이고 국가에 필요한 존재로 존중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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