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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제조업의 중요성

[이효성 칼럼] 제조업의 중요성

기사승인 2023. 08. 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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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아시아투데이 주필
한 나라의 국력 기초는 제조업이라 할 수 있다. 제조업은 인간의 삶에 필요한 재화들을 생산하여 그 사용 가치를 통해 인간 삶의 질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그 거래 과정에서 교환 가치를 통해 그 나라의 부와 경제력도 증대시켜 준다. 또 제조업은 무기의 개발과 제조에도 필수적이기에 제조업은 국방력을 키우는 데에도 매우 유리하다. 말하자면, 제조업은 경제력과 국방력이라는 하드 파워(강제력)의 기초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국력이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조업을 발전시키고 그 국제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는 산업혁명 이래의 세계 역사가 증명한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제1차 산업혁명(기계 혁명)을 일으켜 전(全)지구적 패권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영국이 제조업보다는 금융업으로 돈을 벌 때, 미국과 독일과 일본은 제2차 산업혁명(전기 및 통신)에 주력하여 세계 강국이 되었다. 그러나 독일과 일본은 제조업을 바탕으로 우수한 무기들을 만들어 각각 유럽 지배와 아시아 지배를 꿈꾸며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침략 전쟁을 일으켰다가 미국이 주도한 연합국에 패배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세계 패권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2차 대전 후 냉전 체제하에서 서방 세계의 제조업과 경제는 미국, 독일, 일본이 주도했다. 그러나 소련의 몰락으로 냉전이 끝나고 세계화가 대세가 된 이후 이들은 모두 자국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여 제조업은 외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면서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상당히 상실해 왔다. 미국은 첨단 무기와 비행기 외에는 제조업에서 경쟁력이 거의 없다. 독일은 아직까지 제조업에서 강소기업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일본은 소부장 분야에서 아직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중요 제조업 분야에서 전체적인 경쟁력은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반면에 한국은 냉전 기간에 노동집약적 제조업을 일으키고, 세계화 기간에는 기술집약적 제조업을 발전시켰다. 무엇보다 한국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 결과 한국은 철강, 조선, 가전,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중요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은 남북대치 상황 속에서 방산에도 힘을 써 무기 제조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자동차 산업에서, 특히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은 세계를 앞서고 있다.

한국은 어느새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기존의 제조업 선진국이던 미국, 독일, 일본을 앞선 것이다. 이들 과거 제조업 선진국들에게 가장 뼈아픈 현실은 오늘날의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 제조업과 가장 규모가 큰 자동차 산업에서조차 경쟁력이 없거나 아예 제조 능력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반도체 제조업은 한국과 대만이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고,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서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2차전지에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지금 주요 서방 세계의 전기차 업계는 한국과의 협력이 없이는 좋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 세계는 지구 환경 보존 문제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 중에 있다.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로는 중국도 있으나 중국은 배터리 기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서방의 주요 공급망에서 배제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보조금을 미끼로 한국의 반도체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업체를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다른 나라들은 한국의 배터리와 반도체를 공급받기 위해 한국의 협조를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은 무기에서도 한국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고 있다.

오늘날 한국이 가진 국력과 선진국의 위상은 주로 그 제조업의 경쟁력에서 나온다. 물론 한국은 그동안 산업화와 함께 민주화도 달성한 데다 한류로 불리는 대중문화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에 그 위상이 더 부각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민주화도 한류도 각종 제조업이 이룩한 과실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니 우리는 제조업을 더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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