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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가진 자의 천국

[아투 유머펀치] 가진 자의 천국

기사승인 2022. 05. 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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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부자(富者)와 빈자(貧者)의 차이는 한 글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 삶의 높낮이는 천국과 지옥만큼 크지 않을까. 우선 부자는 실업가고 빈자는 실업자다. 부자는 뇌물을 먹고 빈자는 나물을 먹는다. 부자는 맨션에 살고 빈자는 맨손으로 산다. 부자의 식탁에는 쇠고기 갈비가 올라오고 빈자의 밥상에는 쇠고기 라면이 단골 메뉴다. 부자는 인색하고 빈자는 궁색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이 기름진 부자들은 빈자들의 빈궁한 삶에 큰 관심이 없다. ‘상전 제 배 부르면 종 배고픈 사정 모른다’고 하지 않는가.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란 묘비명으로도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사회주의는 부자를 터는 산적이고, 자본주의는 빈자를 터는 산적”이란 촌철살인의 풍자를 남겼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 지배층의 행태를 보면 사회주의 국가의 가진 자들이 자본주의 국가의 부자들보다 더 탐욕스럽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온라인판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부유층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휴가지가 프랑스가 아니라 두바이가 된다는 것”이란 글이 올라왔었다. 러시아 상류층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비극에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 아들이 징집될까 걱정하며 미국과 유럽의 대학으로 보내려고 기를 쓴다는 것이다.

종교를 민중의 아편으로 치부하는 공산권 국가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성경 말씀을 애써 외면할 수 있어서일까. 그렇다면 오랜 세월 기독교가 지배해온 서양의 여러 나라는 왜 자본주의 사회를 건설하고 너도나도 더 부자가 되려고 안달인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했다. 어쩌다 부귀를 거머쥔 자들이 더 노골적이란 얘기다. 아예 체면도 없다. 온갖 분탕질을 쳐놓고도 가진 걸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겉으로는 올챙이 시절의 정의와 공정을 외치면서 뒤로는 제 잇속 챙기기에 혈안이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검수완박’ 공방전도 그 연장선상이다. 모처럼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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