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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많은 이영환호 GS글로벌, GS엔텍에 ‘발목’ 우려

과제 많은 이영환호 GS글로벌, GS엔텍에 ‘발목’ 우려

기사승인 2023. 04.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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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글로벌 그래픽
이영환 대표체제 2년차를 맞이한 GS글로벌이 자회사 GS엔텍의 부진으로 골치를 썩는 모습이다. 실적 하락에 회사채 전량 미매각으로 신용도 문제까지 생기면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했던 GS엔텍이 오히려 GS글로벌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GS글로벌 측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부문 진출로 GS엔텍의 실적을 개선하고, 다양한 신사업으로 수익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글로벌 자회사 GS엔텍은 700억원 규모의 2년물 회사채를 5.257% 금리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GS엔텍이 증권신고서상 제시했던 금리는 민평금리의 -30%p ~ +30%p였다. 여기에 발행조건이 확정됐던 지난 5일 기준 민평금리가 4.764%였던 점을 고려하면, GS엔텍이 제시 범위 최상단을 넘어선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GS엔텍은 지난 2010년 GS글로벌이 계열사로 편입한 회사로, 현재 GS글로벌은 GS엔텍 지분 93.1%를 보유 중이다. 금리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회사채 발행이 전량 미매각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모회사인 GS글로벌이 보증을 선 발행이었음에도 수요가 없었다. GS그룹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 불황 때문이라고 전했지만, 단순히 시장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올해 들어 GS엔텍과 같은 신용등급 A0인 현대케미칼은 모집금액의 5배가 넘는 매수 주문을 받았고, 동아쏘시오홀딩스 역시 공모채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저조한 실적과 불안한 성장 동력이 투심을 떠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GS엔텍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전년도보다 적자폭이 26% 이상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32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도보다 53.58% 이상 감소했다.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사업을 영위하려다 보니 차입금은 늘었다. GS엔텍의 총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47.2%에서 지난해 58.5%로 급증했다. GS엔텍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모집한 자금 700억원중 8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방침인데, 지난해 말 기준 GS엔텍의 현금성자산이 435억원,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차입금이 1220억원임을 고려하면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성장 동력의 경우 GS엔텍은 기존 화공 부품·설비 중심에서 풍력발전 설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모노파일 방식의 해상풍력발전 세계 1위 기업인 네덜란드의 'Sif'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해상풍력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모노파일은 해상풍력발전기를 하부에서 지지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세아윈드·삼강엠앤티 등 국내 경쟁사들이 쟁쟁한데다 현 정부의 원전 부흥 기조로 풍력발전 부문에 대한 인허가와 투자 등이 주춤한 상황이다.

GS글로벌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GS엔텍을 인수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GS엔텍은 매출의 새로운 기둥이 아닌 '아픈 손가락'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GS글로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개별기준 영업이익보다 21억원 적은 705억원이었다. GS엔텍의 영업손실이 컸던 탓이다. 작년 말 기준 GS글로벌의 GS엔텍에 대한 채무보증규모는 1681억원에 달한다. GS글로벌의 2022년 사업보고서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핵심감사사항'으로 'GS엔텍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손상'을 꼽았다.

지난해 정기 인사를 통해 취임한 이영환 GS글로벌 대표는 1986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한 GS맨이다. 2017년부터 GS칼텍스 소속으로 GS글로벌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면서 2년간 GS글로벌 경영에 관여해왔다. 재임 첫 해인 지난해 GS글로벌이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성공적인 출발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GS엔텍에 대한 심폐소생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재계의 의견이다.

GS엔텍의 재기는 상사업에 치우친 수익의 다각화와 영업이익률 상승이라는 중대 과제를 앞둔 지금 더욱 중요한 사안이 됐다. GS엔텍의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면 손상차손 인식 등으로 인해 GS글로벌의 실적까지 끌어내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GS글로벌의 지난해 총 매출액 중 상사업 비중은 95%인데 비해 신사업 부문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신사업 영업이익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5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말 기준 1.39%로, 3년 연속 1%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기차 부문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한 이영환 대표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GS엔텍을 살려내지 못하면 결국 신사업으로 얻은 수익 이상을 깎아먹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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