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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정의선의 현대차, 현금 확보 총력…MMT 벌써 1.2조

[마켓파워] 정의선의 현대차, 현금 확보 총력…MMT 벌써 1.2조

기사승인 2023. 04.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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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컷
정의선 회장 체제의 현대차가 현금성 자산을 두둑이 쌓고 있다. 올 들어 4개월여만에 단기금융상품인 MMT(수시입출금식 금전신탁)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연간 투자 금액의 70%를 벌써 투입했다. 그간 MMT 규모를 감안할 때, 올해 총 투자금액은 2~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MMT 투자는 정 회장의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미래차 선도 기업으로서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투자 실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계책이다. MMT는 시장금리보다 이자율이 높고 일반 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워 유동화(현금화)가 용이하다.

'글로벌 전기차 톱3'를 목표로 세운 현대차는 현금 쓸 일이 많다. 정 회장은 연초 올해 1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고, 현대차는 다음 달 4000억원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작년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5조원이다. 하지만 빚보다 현금이 많고 실적 호조로 자금 운용에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가 1~4월 기준 계열사인 현대차증권을 통해 MMT에 투자한 누적금액은 총 1조1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해 투자 금액인 1조7100억원의 70%에 달하는 규모로, 짧은 기간 내 많은 자금을 밀어넣었다. 월 평균 5회에 걸쳐 3000억원씩 투자했다.

현대차의 MMT 투자는 유동성 확보 전략이다. '글로벌 미래차 3강'을 목표로 세운 정 회장의 '광폭 투자' 행보에 발맞춰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미리 쟁여두는 것이다. 반도체 수급난 등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현대차는 올해만 10조5267억원을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작년 투자액(8조4897억원)보다 23.9% 불어났다. 또 정 회장은 이달 전기차 분야에 2030년까지 2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실탄 외에도 돈 나갈 곳은 더 있다. 당장 다음 달 39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작년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5조1416억원이다. 이 중 단기차입금은 2조6372억원이다.

현금 쓸 곳이 많은 현대차로선 MMT가 투자처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MMT는 일반 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시중금리보다 이자율이 소폭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만기가 3개월 미만인 상품에 투자해 현금 창출력을 높였다. 현대차가 2014년 이후 MMT 투자를 꾸준히 늘린 이유다.

지출이 많아도 현대차의 자금 활용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MMT가 아니더라도 곳간에 현금을 적잖게 채워뒀다. 작년 말 별도 기준 현대차의 보유 현금은 총 7조6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7000억원가량 늘었다. 빚(총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이 2조5000억원 더 많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해 자금력 강화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9156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71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2%, 52.8%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MMT 투자는 안정적 자금운용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현금성 자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총차입금 대비 재무 부담이 크지 않고 설비 투자 재원 마련에도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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