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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無 마스크’ 마스크 테마주 오공, 세력에 요동친 두 달

[뉴스추적] ‘無 마스크’ 마스크 테마주 오공, 세력에 요동친 두 달

기사승인 2020. 03. 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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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생산 않는 업체 '테마주' 만든 세력 배후로 추정
조한창 대표 지분 매각은 개인적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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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테마주 세력이 조성했다. 마스크도 만들지 않는 회사가 마스크 테마주에 포함된 것이다. 미끼를 문 것은 개미들이다. 4배에 가까운 주가 급등에 최고경영자(CEO)는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그야말로 환상의 컬레버레이션이다. 이 모든 일이 두 달만에 벌어졌다.

2일 접착제 전문기업 오공의 주가는 6210원에 마감됐다. 지난달 20일(1만23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장중 최고가는 21일 기록한 1만4350원이다.

오공의 최근 주가 흐름은 롤러코스터 그 자체다. 오공 주가는 지난 1월2일 3430원에서 2월20일 1만2300원을 찍고 6000원대로 떨어졌다. 1월 한달간 주가 상승 원동력은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었다. 1월 21일에서 31일 사이는 설 연휴 직후 ‘마스크 테마주’ 급등 기간이다.

오공은 마스크를 소량 판매했던 것이 알려지면서 마스크 테마주로 묶였다. 마스크 테마주의 2월 상승세는 대단했다. 오공 장중 주가의 최고점은 1만435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월23일 조한창 오공 대표이사가 보유지분 0.78%(13만1593주)를 전량 매각하자 주가가 빠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조 대표의 지분 매각이 주가 하락의 결정타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 대표가 오공의 주가가 급등한 사이 7억7000만원을 벌었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의 지분 매각은 시장에 비관적인 신호로 읽힌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주가 흐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조 대표가 주식을 처분하던 지난달 23일, 오공 주가는 5% 넘게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오공 측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오공 재무담당 직원은 “조한창 대표가 개인 사정으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안다”며 “회사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오공 직원은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조한창 대표가 회사를 그만둔다거나 계약이 종료된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오공에서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CEO에 오른 인물로 알려졌다.

조 대표의 지분매각보단 오공을 마스크 테마주로 띄운 세력이 이번 해프닝의 배후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일부 세력이 특정 종목의 주가를 올리면, 언론에서는 ‘특징주’로 소개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한국거래소에서는 가격이 급변하는 종목을 ‘테마주’로 분류해 주시한다”며 “오공 역시 마스크 유통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경우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오공은 지난 1월 중순부터 모나리자, 깨끗한나라, 케이엠 등 마스크 테마주 8개사로 묶였지만 생산을 한 적이 없다. 모나리자, 깨끗한나라 등은 대부분 제지기업으로 마스크를 직접 생산하는 곳이다. 오공 재무담당 직원은 “마스크를 생산하지 않고 외부 공장에서 일부 물량을 받아서 판매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공이 생산하는 친환경 접착제가 마스크 생산에 쓰이는 일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는 특정 세력이 코로나19 종목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가능성에 대해 1월 이후 집중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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