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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구미 3살 여아 사망 미스테리…풀리지 않는 의문점들

[뉴스추적] 구미 3살 여아 사망 미스테리…풀리지 않는 의문점들

기사승인 2021. 03. 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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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외할머니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살 여아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모가 외할머니 A씨(49)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의문점은 △아이 바꿔치기가 어떻게 가능했고 친부가 누구인지 △A씨가 남편에게 임신과 출산을 어떻게 숨겼는지 △빼돌린 아이는 어디있는지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A씨가 “신생아 바꿔치기를 하지 않았고, 출산을 한 적이 없다”고 끝까지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진전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이 바꿔치기 어떻게 가능했나 = A씨의 딸 B씨(22)는 2018년 3월 여아를 낳았고 A씨는 이보다 조금 이른 시점에 여아를 출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은 B씨가 출산 후 친정집에 아이를 맡기고 몸조리를 할 시점에 A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빼돌린 조력자가 있다고 보고 공범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B씨와 이혼한 전 남편은 아이를 낳은 전후 함께 살았는데 두 사람 모두 친딸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A씨가 숨진 여아의 외할머니 행세를 한 까닭에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 혐의로 구속된 딸 B씨는 DNA 검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전 남편도 언론을 통해 3살 여아가 처제였다는 사실을 알게 돼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지목한 내연남 2명을 상대로 DNA검사를 했으나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 남편도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관계 불일치로 나왔다. 현재로서는 3살 여아의 친모가 A씨라는 사실만 밝혀졌고 친부는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남편에게 임신·출산 어떻게 숨겼나? = A씨가 같이 사는 남편에게 임신과 출산 사실을 어떻게 숨길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14일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은 아내의 임신과 출산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와 남편이 함께 살지만 애정이 돈독하지 않은 사이여서 이러한 상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했다.

10개월가량 부인의 임신 사실을 남편이 인지하지 못한 것은 어렵다는 점에서 남편이 모른 체했을 가능성도 있다. A씨가 남편과의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외손녀로 속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남편의 아이라고 속이는 게 더 쉬웠을 텐데 굳이 아이를 바꿔치기 한 것도 이상한 부분이다.

◇딸 B씨가 낳은 아이는 어디에? = 무엇보다 A씨가 바꿔치기한 B씨 아이의 행적을 찾는 일이 수사당국의 큰 과제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이 출산한 여아는 B씨에게 맡기고, B씨가 낳은 아이는 유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아이를 빼돌린 과정에서 또 다른 범죄 사실을 은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심리를 살피며 범행 자백을 유도하고 있다”며 “사라진 아이를 찾기 위해 자백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아이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을 탐문하고 있다. 사라진 아이가 숨졌을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2년간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도 분석하고 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털어놓기 전에는 B씨가 낳은 아이의 행방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출산과 관련된 병원기록은 전무한 상황이다. 수사당국은 A씨가 산파 등 민간시설을 이용했을 개연성이 크고, 출산 뒤에는 위탁모에게 아이를 맡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출산 과정에서 조력자나 주변인의 증언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A씨가 혼외관계로 얻은 아이를 출산하면서 다른 사람 명의의 건강보험으로 병원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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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실화탐사대 유튜브 영상 캡처./연합

◇전문가 “숨진 여아, 외할머니의 아이”…네티즌 “가해자 얼굴도 공개해라”

A씨가 “딸을 낳은 적이 없다”고 줄곧 주장한 탓에 DNA 검사의 정확성에 대한 일부 의심도 제기됐다. 하지만 수사당국과 전문가들은 DNA 검사가 틀리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라디오에서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원 본원까지 가서 4번의 검사를 했다”며 “DNA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숨진 여아는 외할머니의 아이”라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숨진 여아의 얼굴이 공개되자 “가해자 얼굴도 공개하라”면서 공분하고 있다.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다시 태어난다면 평범한 가정에서 행복한 사랑받는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 등의 추모도 잇따랐다.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진행한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운영진은 이날 아이의 생전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사건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10일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 여아가 반미라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진 A씨가 같은 빌라에 사는 딸 B씨의 집을 찾았다가 부패가 진행 중인 여아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만 해도 경찰은 친모인 B씨가 여아를 키우다가 재혼 등을 이유로 아이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파악해 B씨를 아동방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 하지만 DNA 검사 결과 숨진 여아의 친모는 B씨 어머니인 A씨로 밝혀졌고, A씨가 아이를 바꿔치기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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