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디지털 대전/르포] 속속 등장하는 ‘AI 은행원’…다짜고짜 찾아갔더니 생각보다 ‘똑똑’

[디지털 대전/르포] 속속 등장하는 ‘AI 은행원’…다짜고짜 찾아갔더니 생각보다 ‘똑똑’

기사승인 2022. 02. 14. 15:5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한결같은 상냥함에 금융 지식까지 탑재
안내 업무 그쳐…AI 은행원 지속 고도화
basic_2021
대형 시중은행들은 최근 ‘AI 은행원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은행권이 일제히 올 화두로 ‘디지털 전환’을 꼽은 가운데 초기 국면에서 AI 은행원 도입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얼마나 경쟁력 있을까. 궁금하면 물어보면 될 일. 다짜고짜 해당 은행을 찾아갔다.

KB국민은행 AI은행원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인사이트 지점 모습. 입구 왼쪽에 마련된 키오스크 화면에 나타난 AI 은행원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사진=김윤주 기자
◇상품 추천부터 지점 시설안내까지…‘소통형 AI’
기자는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인사이트(InsighT) 지점을 들어섰다. 은행 입구 왼쪽, 번호표 출력 기계 옆에 위치한 큰 화면에 여성 AI 은행원이 나타나더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운을 뗐다.

기자가 “금리 높은 적금상품 추천해 줘”라고 요청하자, AI 은행원은 최고 연 2.45%의 ‘직장인 우대 적금’을 소개했다. 시험 삼아 계좌 신규개설 시 필요한 서류, 모바일 어플 다운받는 법, 인사이트 지점의 화장실 위치, 주변 맛집 등을 ‘폭풍 질문’했지만 그녀는 당황하지 않았고 마냥 친절히 대응했다. 또 “천천히 말해줘”, “볼륨 높여줘” 등의 지시어도 바로 알아들어, 실시간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민은행은 AI혁신플랫폼부 주도로, 기획부터 출시까지 약 1년6개월에 걸쳐 AI 은행원을 개발했다. AI 은행원은 금융용어 700~800가지를 활용해, 1300가지 대답이 준비돼 있다. 현재 AI 은행원은 KB국민은행의 여의도영업부, 인사이트점, 돈암동지점에 도입된 상태다.

방기석 KB국민은행 인사이트 지점장은 “추후 AI 은행원의 음성인식이 고도화 되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원활해지면 상품 마케팅 등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AI은행원_신한은행
지난 8일 본지 기자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디지로그브랜치 서소문지점에서 ‘AI 컨시어지’에 등장한 AI은행원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아시아투데이
◇아직은 업무 보조…추후 금융상품 가입까지 ‘고도화’
은행권 내 AI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개발은 치열하다. 신한은행의 경우 ‘AI 컨시어지’와 ‘디지털데스크’를 운영 중이다. 기자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디지로그브랜치 서소문점도 방문했다.

기자가 은행에 들어서자, AI 컨시어지 화면에 뜬 남성 은행원이 체열 측정을 한 뒤 “좋은 아침입니다. 어떤 업무를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계좌개설을 하고 싶어”라고 답하니 번호표를 출력해줬고, 직원과 상담할 수 있는 ‘컨설팅 라운지’로 안내했다.

이 곳에서 AI 컨시어지는 은행 내에 비치된 번호표 기기를 대체해 업무 안내 서비스를 제공했다. 실제 신한은행 직원의 얼굴과 음성으로 구현된 AI 은행원은 기존 각 지점에 배치된 청원 경찰의 업무 보조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었다.

개인 룸으로 설계된 비대면 전용 창구 ‘디지털 데스크’에서도 AI 은행원을 만날 수 있었다. 디지털 데스크에 들어서자, 화면 좌측에 여성 AI은행원이 등장했다. 그는 번호표에 쓰여진 대기번호를 확인한 뒤 어떤 업무를 처리하러 왔는지 물었다. 이후 실제 은행원과의 비대면 화상 서비스를 연결해줬다.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신분증 확인 등 본인확인 절차와 서류 출력 등의 업무도 한 번에 가능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지점 4곳에 AI 컨시어지를 도입했으며, 디지털 데스크는 120대를 운영 중이다. 올해 디지털 데스크 설치 대수를 총 200대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틀 가운데 각 은행은 AI 은행원을 도입했지만, 아직은 안내 역할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는 대면 채널을 주로 찾는 시니어 고객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체험하고, 디지털 금융으로 자연스레 넘어가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은행들은 AI 은행원의 자율학습, 머신러닝 등으로 업무 내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과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AI 은행원을 통해 간단한 조회 이체 등의 업무가 가능하지만, 향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행 할 수 있도록 기획 중”이라며 “AI 은행원을 통해 상품가입까지 가능하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