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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령’ 박소담 “체력이 되는 한 액션 연기 계속하고 싶어요”

[인터뷰] ‘유령’ 박소담 “체력이 되는 한 액션 연기 계속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23. 02. 0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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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총기 액션 처음이라 즐거워, 액션연기 계속 도전하고 싶어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내려놓고 쉬는 법' 배워
박소담
박소담/제공=CJENM
"큰 일을 겪은 후 마음가짐의 변화보다는 앞으로 달려나갈 일이 많은데 그 에너지를 어떻게 비축하고 조절해서 잘 써야 할지, 제 몸에 귀를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다. 박소담은 극중 총독부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 역을 맡았다.

영화 2015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 이어 이해영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박소담에게는 이번 작품은 소중하다. '유령'은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기 전 촬영 작품으로, 촬영 당시 평소와 달리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극심한 피로감 등으로 인해 배우로서 번 아웃이 온 줄 알고 힘들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선택해 준 감독과 힘을 불어넣어 준 배우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과 책임감으로 이겨냈다.

"촬영 내내 저는 몸이 아픈 줄 몰랐고 그저 번 아웃이 온 줄 알았어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죠. 매일 현장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고, 그게 몸이 저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그걸 정신적인 문제라 생각했어요. 선배님들과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면서 울기도 했죠. 나중에는 '소담이가 아파서 그랬었구나'하고 알게 되셨지만 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도 굉장히 두려웠어요. 제가 잘 해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거든요. 감독님이 '소담아 나 그렇게 쉽게 오케이(OK) 하는 사람 아니니 믿어도 돼, 충분히 잘했어'라는 말을 항상 해주셨어요. 그래서 감사해요."

박소담
박소담/제공=CJENM
앞서 박소담은 2021년 갑상선 유두암을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다. 이후 건강하게 회복해 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수술이 조금 늦었다면 목소리의 신경을 잃을 뻔한 상황이었단다.

"'특송' 개봉 당시 최대한 홍보를 하고 수술하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이미 혹이 너무 많았어요. 당시에는 너무 자세히 말할 수 없었죠. 목소리도 두 달 넘게 안 나왔고, 그때 저도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특송'을 봤는데 너무 벅차서 울었어요. 너무나 기다린 영화인데 감사 인사를 직접 전하지 못해 죄송했어요. 이번에 '유령'으로 많은 분들을 만날 생각하니 긴장이 됐죠. 영화를 보고 나서는 촬영하면서 선배들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함이 밀려오면서 감정이 올라왔어요. 1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긴 시간이었고 꽤 오래 힘들기도 했지만 이렇게 또 금방 지나가서 나의 목소리로 많은분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있어요. 하루하루 감사하고 행복해요."

박소담
박소담/제공=CJENM
박소담
박소담/제공=CJENM
'특송'에 이어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유령'에서의 액션은 어떤 매력을 느꼈을까.

"'특송'은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리면서 아이를 지키는 액션으로 흘러가다 보니 훈련받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에 있는 것들을 활용한 일대다의 액션이라 재밌었죠. '유령'에서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인물이었고 총기 액션도 처음이라 완전히 다른 액션을 해볼 수 있어 즐거웠어요. 실제 육상 선수 출신이기도 하고 원래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액션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유리코가 모자나 장갑, 하이힐, 코트 등 정말 많은 것으로 몸을 뒤덮고 있는데, 갑옷을 장착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철저하게 가면을 쓴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하이힐을 벗어던지는 순간부터 하나씩 벗기 시작해 점점 정체를 드러내잖아요. 그 순간을 나도 기다려왔죠. 어떻게 살아왔는지 울분을 담은 시원한 액션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씩 벗어던지면서 싸워나가는 그의 강인함을 액션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캐릭터가 가진 상황과 그때의 감정을 최대치로 짧은 순간에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어 액션을 할 때마다 심장이 빨리 뛸 정도로 재밌어요. 긴장도 되지만 어떻게 카메라로 담아주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도 재밌고, 감독님이 편집으로 어떻게 붙여주느냐에 따라 흐름이나 공기가 달라지는 것도 재밌잖아요. 다양한 훈련을 하는 것도, 촬영을 할 때도 결과물을 보는 재미까지 있어요. 체력이 되는 한 액션을 계속해서 하고 싶어요."

박소담
박소담/제공=CJENM
액션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낀만큼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도 하나씩 꾸준히 해나가고 싶단다. 큰일을 겪은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진짜로 '내려놓고 쉬는 법'을 배우게 됐다.

"나름 긍정적으로 잘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했고 많은분들에게 받는 에너지가 큰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쉬는 날에도 집에 안 있고 항상 친구들을 만나 수다 떨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충전을 했어요. 아프면서 두 달 정도 가만히 누워 있으면서 내가 가만히 안 있어봐서 좋은지 몰랐구나 싶더라고요. '이게 쉬는 거구나'를 32살에 처음 배웠어요. 마음가짐의 변화보다는 앞으로 달려나갈 일이 많은데 그 에너지를 어떻게 비축하고 조절해서 잘 써야 할지, 제 몸에 귀를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프지 않았다면 당연히 좋았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프길 잘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아파서 '특송' 홍보를 못한 게 가장 죄송하고 아쉽지만, 아팠기 때문에 앞으로 더 건강하게 오래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저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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