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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1인가구 시대 전향적 주택·주거정책 필요

[장용동 칼럼] 1인가구 시대 전향적 주택·주거정책 필요

기사승인 2023. 11.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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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과고독(鰥寡孤獨).

이른바 아내가 없는 사람(홀아비), 남편이 없는 사람(과부), 어버이가 없는 사람(고아), 자식이 없는 사람(무의탁자)을 맹자(孟子)는 이같이 말했다. 힘들고 외로움을 전제로 한 이 한자 성어는 오늘날 골드 미스(gold Miss) 등의 경제적인 면을 제외하면 '1인 가구' 용어와 유사하며 본의든 아니든 고독은 안고 산다는 점에서 일치하는 것 같다.

이같은 1인 가구의 증가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2000년대 불과 총인구의 15%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 무려 750만2,350가구에 달해 비중이 34.5%로 치솟았다. 향후 20년 정도 지나면 총인구의 절반이 1인 가구에 달할 공산이 크다는 게 통계기관들의 전망이다. 물론 이는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핀란드와 스웨덴, 독일은 이미 40%대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38%대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도 역시 지난 70년대 10%대에서 29%대로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증가세는 대도시일수록 더욱 빨라지고 비중도 높다. 스톡홀름을 비롯해 괴팅겐, 뉴욕주의 이타카는 60%대를 넘어섰고 파리나 도쿄 등은 50%를 크게 웃도는 추세다. 이렇게 볼 때 현재 38%대에 달하는 서울 역시 곧 이들 수치에 버금갈 전망이다.

1인 가구 급증추세는 청년층의 비혼과 노인 계층의 고령화 등의 급진전이 원인이다. 또 과거와 달리 결혼을 하지 않아도 일정한 나이가 되면 경제적인 부담을 안고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젊은 층의 독립 거주 문화가 확산에도 기인한다. 20~30대 1인 가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 60대 이상의 비중이 높다는 게 바로 이를 입증해준다.

이러한 입장에서 청년층과 노인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주택 및 주거정책 강화는 바람직하다. 청년층의 역세권 주택 확대 공급과 특례 보금자리론 지원책이 활성화되고 노인 복지 주택 공급을 위해 전향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청년과 노인 주택 및 주거정책이 모두 내 집 마련 등 자가 주택에 맞추어진 점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매입임대나 공공임대 등에도 기회를 줘서 주거난을 해결하려는 정책 기조가 없지 않으나 임대보다 자가 중심의 지원책의 비중이 작지 않다. 예컨대 자금력이 부족한 청년층 및 신혼부부에게 특례 보금자리와 50년 장기 모기지 대출 지원으로 집을 사도록 하는 게 설득력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빛내서 집 안 사면 바보'라는 유행어나 '영 끌'이라는 은어가 말해주듯 정부는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을 적극 지원, 유도하는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다. 무리한 금융 대출을 떠안고 주택시장에서도 이상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 것이다. 주택자금 대출 급증이 곧 가계 부채를 눈덩이처럼 부풀리는 단초가 된 게 분명하다. 최근 6개월간 매입 거래자들의 30% 정도가 30대층 이하라는 점을 참작하면 이들 수요가 최근 서울 수도권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아울러 역세권 청년 주택 공급 역시 과연 합리적인 대안인지도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역세권의 경우 우리 현실에 비추어보면 가장 비싼 땅이다. 토지이용 측면이나 합리적 배분 차원에서 보면 역세권에 제대로 된 고가의 주택을 짓는 게 마땅하고 이를 고가로 매각해 그 자금으로, 청년 지원주택을 대량으로 건설하는 게 수혜 대상 폭이나 주거비를 낮추는 게 설득력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점이다.

때문에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과 제도들을 전향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급격한 가구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암묵적 기조가 내 집 마련과 투자에 맞추어져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더구나 고금리 추세와 장기 주택가격 안정을 상정해본다면 영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고독을 지울 수 있는 정서적 교감 중심의 주거 서비스가 강화된 임대 거주에 초점이 맞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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