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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디스플레이 또 쫓기나… 中 BOE, OLED 핵심재료 거래량 늘렸다

삼성·LG디스플레이 또 쫓기나… 中 BOE, OLED 핵심재료 거래량 늘렸다

기사승인 2023. 12.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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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美 UDC 장기 협약 체결
OLED 재료 공급망 안정 확보
청두 8세대 IT용 팹 투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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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OE 베이징 본사 전경. /BOE
삼성·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추격 중인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가 글로벌 OLED 핵심재료 기업과의 거래를 크게 늘리고 있다. OLED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과거 막대한 자금력으로 한국을 몰아 내고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독차지한 중국의 행보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징둥팡)는 최근 OLED 재료 업체인 미국 UDC와 장기 재료 공급·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계약의 구체적 기간과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UDC는 전액 출자 자회사인 UDC 아일랜드 리미티드를 통해 BOE에 독자적인 인광 OLED 재료와 기술을 지속 공급할 예정이다.

BOE와 UDC는 2017년 10월부터 거래를 이어오며 신뢰를 쌓아왔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처음 협약을 체결한 게 2014년인데 지금까지 계약 연장만 두 번째고 매번 계약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장기 공급계약이 이어진다는 건 BOE의 OLED 사업 투자가 계속되고, 더 확대되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도 올해 BOE와 UDC의 거래금액이 전년 대비 43% 급증한 5200만 달러(약 682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UDC는 OLED 패널 제조에 필수적인 도펀트(OLED 발광을 돕는 물질) 시장을 90% 이상 점유율로 독점 중이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OLED 관련 특허만 5500개 이상이다. 대만 AUO, 일본 파나소닉 등도 모두 UDC의 특허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 UDC의 1·2위 고객사는 20년째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다. 하지만 BOE가 이 자리를 넘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들이 오랜 기간 UDC의 최대 고객사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에 비해 OLED 사업 진출이 빨랐기 때문"이라며 "후발주자인 BOE도 속도를 내고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BOE는 쓰촨성 청두에 88억 달러(약 11조4972억원)를 투자해 8.6세대 OLED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OLED 생산 설비에 투자하기로 한 4조1000억원 보다 2.8배 많은 금액이다.

8.6세대 투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BOE가 두 번째다. 계획한 생산능력과 투자 규모 모두 삼성보다 크고, LG 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과거 국내 업체들이 독주하던 LCD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빼앗아 갔던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OE의 이번 신규 팹 설립 계획이 중국 정부(청두 47% 소유권 차지)와 합작 투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특유의 저가 물량 공세로 OLED 시장까지 장악하려는 계획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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