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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선루프 투명도’ 버튼 하나로… 獨 베바스토에 신소재 필름 공급

LG화학, ‘선루프 투명도’ 버튼 하나로… 獨 베바스토에 신소재 필름 공급

기사승인 2024. 04. 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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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기업과 차량 선루프용 필름 공급계약
이차전지 비롯한 고부가 전장 소재 개발도
LG화학
김동춘 LG화학 전자소재사업부장(앞줄 왼쪽부터)과 베바스토 얀 헤닝 멜펠트(jan henning mehlfeldt) 첨단 유리 사업 총괄이 SGF(Switchable Glazing Film) 수주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LG화학
버튼 하나면 굳이 자동차 선루프를 열지 않고도 실내에서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 투명도 조절 필름을 LG화학이 유럽 굴지의 자동차선루프 기업에 공급한다. 자동차 선루프 이중 가림막이 없어도 전자식으로 자유롭게 하늘을 보거나 그늘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LG화학은 범용제품 부진을 메우기 위해 고기술력이 요구되는 스페셜티 제품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중이다.

LG화학은 29일 자동차 선루프 시스템 분야 글로벌 리더 기업인 독일 베바스토(Webasto)와 차량 선루프용 투명도 조절 필름(SGF, Switchable Glazing Film)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향후 수년간 베바스토에 SGF를 공급하게 된다.

SGF는 전기 신호를 통해 빛과 열의 투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필름이다. 주로 선루프 등 자동차 유리에 쓰이며, 평상시에는 불투명하지만 전압이 가해지면 내부의 액정이 재배열되면서 투명하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100대 전장 부품 회사인 베바스토는 이를 활용해 첨단 선루프 시스템을 만들고 유럽 완성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SGF필름 거래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LG화학은 올해 양산성을 확보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연간 자동차 300만대에 적용 가능한 규모의 SGF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향후 더 선명한 검은색(Clear Black)과 빠른 응답속도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전면·측면 유리 등으로 SGF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처럼 LG화학이 자동차에 필요한 신소재 개발에 나서는 것은 오랜 기간 이어지는 화학업계의 부진을 메우기 위함이다. 지난해부터 LG화학은 대산, 여수 등 국내 스티렌모노머(SM) 공장 가동을 잇달아 중단했으며, 현재도 지속해서 사업 정리에 들어갈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LG화학은 동종업계 대비 일찌감치 양극재, 전고체 등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투자한 덕분에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석유화학사업은 전년(2조1151억원) 대비 대폭 하락한 1조72009억원을 기록했으나, 첨단소재사업부문은 이전해(2조5384억원)와 유사한 양상(2조4418억원)을 보이며 실적을 메웠다.

LG화학은 기존 디스플레이 · 반도체 등 전자 소재(Electronics Materials)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통해 전장용 접착제, 투명 안테나 필름 등 다양한 고부가 전장 소재 사업을 지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영역인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추정하는 LG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6907억원)와 비교해 25%에 그치는 1626억원이다. 석유화학업계의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타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LG화학은 다음달 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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