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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변화하는 양홍석호 대신證···‘안정 기반 혁신’ 추구

[마켓파워] 변화하는 양홍석호 대신證···‘안정 기반 혁신’ 추구

기사승인 2023. 08. 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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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석 대신증권 혁신
마켓파워 컷
올해 양홍석 부회장 체제로 '3세 경영'을 본격화한 대신증권이 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1981년생인 양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대신증권을 전보다 '젊고 크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어머니 이어룡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직에 올랐다.

양 부회장은 '혁신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6월 신용융자 대출이자 부분 무료화에 이어 최근에는 국내·미국주식 매매 수수료 '0원' 행사를 단행했다. 부동산 조각투자에 진출하며 투자 환경 변화에도 대응하는 한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목표로 몸집도 키우고 있다. 다만 부동산 익스포져와 기업공개(IPO) 주관 부문의 부진은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일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의 국내·미국 주식 매매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고객은 신청 날짜 기준으로 한 달간 국내 주식 매매 수수료 0원, 두 달간 미국 주식 매수 수수료는 0원의 혜택을 받는다.

대신증권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1~7일 구간의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0원'으로 만들었다.

증권가에서는 대신증권의 이 같은 결정에 양홍석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양 부회장이 어머니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을 지휘하게 되면서, 대신증권을 혁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양홍석 부회장은 지난 3월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대신파이낸셜그룹 3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토큰증권·조각투자 사업을 통해 투자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등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를 인수했고, 현재 상품에 대한 증권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해 수리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계좌 개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본격적인 상품 출시와 공모는 다음달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목표로 몸집도 키우고 있다. 종투사가 되기 위해서는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3월말 기준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2조261억원이다. 대신증권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자본금을 3조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이 허용돼 증권사의 수익다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대신증권의 성장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양 부회장이지만, 놓치지 않고 챙기고 있는 것이 있다. 재무 안정과 투자자 신뢰다.

재무안정성의 경우 증권사의 자산 건전성을 평가는 지표인 고정이하자산비율을 보면 대신증권은 지난 1분기 기준 0.76%로 1%가 채 되지 않는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이란 부실 위험이 있는 자산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1% 이하일 경우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대손준비금을 포함한 충당금 역시 지난해 4분기 169억50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342억원으로 늘려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투자자의 신뢰를 지킨 사례로는 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유상증자가 아닌 사옥 매각을 선택한 점을 들 수 있다. 상당수의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했지만, 대신증권은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해 사옥을 팔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옥을 회사의 자부심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증권사의 경우 수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회사이므로 굳이 부동산에 돈을 묻어 둘 필요는 없다"며 "유연한 판단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의 '안정에 기반한 혁신'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현재 증권업계 내외부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문제다. 대신증권의 경우 수익 다각화를 위해 IB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익스포져가 크게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우발부채·대출채권·지분투자 등을 합산한 부동산 익스포져는 1조8000원으로, 자기자본의 90% 수준이다. 이 중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PF 브릿지론의 비중은 5%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총 규모 자체가 크고 해외자산 비중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IPO(기업공개) 주관 실적이 부진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총 9건의 공모를 주관했고, 3413억원 가량의 공모총액을 달성했다. 그러나 8월2일 현재 주관 수는 3건, 공모총액은 838억원에 불과하다. 남은 하반기에 '컨텍'·'옵토레인'·'한선엔지니어링' 등의 공모를 주관할 예정이지만, 이를 더해도 전년도 IPO 주관 성적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측은 "시장 전망 등을 신중히 고려한 결과"라며 "실적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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