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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20년만에 아프간 재점령...‘무조건’ 철군 결정 바이든 책임론

탈레반, 20년만에 아프간 재점령...‘무조건’ 철군 결정 바이든 책임론

기사승인 2021. 08. 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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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완전 장악...제2의 사이공 함락
바이든, 아프간주둔 미군 철수 발표 후 탈레반 3개월만 카불 점령
아프간 진격에도 철군 방침 고수 바이든에 비판 목소리
트럼프 "바이든, 퇴진할 때"
APTOPIX Afghanistan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원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있다./사진=카불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이 20년 만에 탈레반의 손에 들어가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이 바이든 행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아프간 전토를 장악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카불주재 대사관 직원들이 서둘러 도피에 나서는 모습은 1975년 베트남 사이공 함락을 연상케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14일 아프간주둔 미군을 9·11 테러 20주년 전까지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미국 주도의 평화협상에 응하지 않고 아프간 주요 거점을 점령하고 있음에도 미군 철수 방침을 고수하면서 탈레반의 아프간 재점령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APTOPIX Afghanistan
아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원들이 탑승한 차량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서남부 칸다하르 시내를 달리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평화협상 진행과 미군 철수 방침을 결정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 유산’ 지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 △탈레반에 대한 과소 평가과 아프간 정부의 무능 및 부패에 대한 간과 등 아프간 상황 오판 △민주주의와 인권 복원을 강조하면서도 탈레반 집권 후 아프간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반(反)민주주의·비(非)인권적 상황에 대한 묵인 등을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약 5000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배치해 미국과 동맹국 인원, 그리고 미군을 도운 아프간인들의 질서 있고 안전한 철수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날 아프간을 떠나기 위해 인파들로 가득 찬 카불공항의 모습은 사이공 함락과 다르지 않았다.

이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월 14일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발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절대 그 용어를 쓰지는 않겠지만 아프간 철군은 ‘바이든식 미국 우선주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이 미국이 경솔하게 포기한 또 다른 전쟁, 사이공 함락과 비슷한 망령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최근 아프간 상황을 사이공 함락과 비교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

미국과 북베트남이 1973년 1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베트남전쟁 종결과 평화회복’ 협정에 서명한 후 미군은 남베트남에서 전면철수, 1975년 4월 30일 남베트남 수도인 사이공이 함락됐고, 이후 보트피플이 급증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ABC·CNN방송 등에 연쇄적으로 출연해 “이곳은 명백하게 사이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공화당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은 그가 아프간에서 일어나도록 허용한 것과 관련해 불명예 퇴진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자신이 계속 대통령이었다면 “아주 다르고, 훨씬 더 성공적인 철군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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