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보기
  • 아시아투데이 로고
삼성 금융계열사 CEO 성적표는?…장석훈 압도적 선두·전영묵 우울

삼성 금융계열사 CEO 성적표는?…장석훈 압도적 선두·전영묵 우울

기사승인 2021. 09. 28. 06:0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증권, 상반기 영업익 1년새 281%↑
IB·리테일·영업 선순환 효과 발휘
맏형 생명, 신사업발굴 주력
48% 성장했지만 경쟁사 대비 저조
화재, 디지털 성장동력 발굴 호실적
카드·자산운용 수익성 개선 역점
basic_2021
clip20210927173236
삼성 금융계열사 CEO의 거취를 결정할 올해 성적표의 방점이 곧 찍힌다. 현재까지 가장 좋은 성적표를 손에 쥔 건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이라는 평가다.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281%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 금융계열사의 ‘맏형’인 삼성생명을 이끄는 전영묵 사장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성장했지만, 경쟁사인 한화생명보다는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해서다. 주가 역시 나홀로 뒷걸음질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통상 12월 초 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발표해 왔다. 아직 연간 실적이 마무리되지 않는 시점이지만 물밑에서는 CEO의 성과 평가가 본격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 금융계열사 CEO들이 남은 기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키워드가 ‘쇄신’일지 ‘안정’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맏형’ 삼성생명의 전영묵 사장, 실적 개선에도 업계선 저조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1조36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반영, 변액보증준비금 회복으로 손익이 개선됐다. 특히 비대면 영업환경을 조기에 구축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전 사장의 지휘 아래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지난해 초 대표이사로 취임한 전 사장은 현장의 의견을 듣고 영업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사업 발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영국 자산운용사 새빌스투자운용 지분 25%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는데, 이는 최초의 해외 지분 투자이기도 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1년새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삼성증권(281%), 삼성화재(66%)보다는 증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업계 경쟁사인 한화생명의 영업이익이 6775억원으로 같은 기간 20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가는 금융계열사 가운데 나홀로 뒷걸음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생명의 주가는 7만2400원으로 연초(7만8000원)보다 7%가량 감소했다.

◇금융계열사서 ‘최장수 CEO’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부 개선되고, 저금리 기조 등으로 투자 환경이 일부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전반적인 업황 개선에 따른 호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인 38%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최영무 사장은 지난 2018년 초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4년째 삼성화재의 순항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87년 삼성그룹으로 입사한 후 삼성화재 인사팀장, 전략영업총괄, 자동차보험본부장 등을 거친 후 대표에 올랐다. 삼성화재에 오랜 기간 몸담아온 덕분에 보험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영업, 보상, 기타경영지원 등에 다양한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최 사장은 해외사업과 디지털을 통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적자가 누적되면서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화재의 주가는 올 초 18만3000원에서 이날 23만원으로 26% 상승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구원투수’서 ‘장수CEO’로
주요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영업이익 성장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75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81% 급등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증권의 성장세는 삼성 금융계열사 내에서만 두드러진 것이 아니라 업계에서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85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점과 비교해도 큰 폭의 성장이다.

삼성증권의 호실적은 주식시장 호황과 더불어 장석훈 사장이 추진해 온 ‘균형성장’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 사장은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2018년 7월 구원투수로 등판했으며, 3년째 삼성증권을 이끌고 있다. 장 사장은 취임하면서부터 ‘리테일’과 ‘본사영업’의 균형성장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IB의 경쟁력 확보가 리테일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장 사장은 대외활동보다는 내부소통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추진하는 전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추진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직원들과의 비대면 간담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꾸준히 소통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삼성증권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 상승률 역시 양호하다. 삼성증권의 주가는 4만8500원으로 연초 대비 19%가량 성장했다.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고배당 매력이 돋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통’ 삼성카드 김대환 부사장, 비용 효율화 방점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같은 기간 21% 성장한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온라인쇼핑, 백화점, 주유소 등에서 카드 이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김대환 부사장은 지난해 초 선임된 이후 2년째 삼성카드를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86년 삼성생명으로 입사한 후 마케팅전략그룹, 경영지원실 등을 거친 후 삼성카드로 이동했다. 삼성생명에서 경영 핵심을 도맡았고,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출신이기도 하다. ‘재무통’으로도 알려졌다. 김 부사장이 효율성 중심의 내실경영을 추진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꾀한 점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김 부사장은 삼성카드에 합류하면서 혁신을 강조해오고 있다. 카드업계의 성장성이 둔화된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규제산업인 만큼 혁신적인 신사업을 발굴하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가 2년차인 만큼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삼성카드의 주가는 연초(3만1250원) 대비 8%가량 상승한 3만3900원을 기록했다.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사장, 수익성 개선 집중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42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업계에서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같은 기간 166% 증가한 369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심종극 사장은 지난해부터 삼성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심 사장은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소매금융사업부장, 법인지원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런던법인주재원으로 있을 당시에는 채권매니저였던 덕분에 금융 전반적으로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다. 심 사장은 취임 이후 특히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300조원을 넘나들며 업계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