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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면 맞는 경찰들…공권력 경시 분위기 조장 우려

때리면 맞는 경찰들…공권력 경시 분위기 조장 우려

기사승인 2023. 11. 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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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경찰관 지난 5년간 8540명으로 집계
안전사고 당한 경찰관 50.1% 나타나
# 지난달 29일 서울 강북구의 한 편의점 인근에서 목줄이 채워지지 않은 반려견이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경찰이 출동했다. 반려견 주인에게 경찰이 과태료를 부과하려고 하자 이 주인은 신경질을 내며 목줄을 내팽개쳤고, 경찰관의 뺨을 때렸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 지난 4월 서울 동대문구의 한 단란주점에서 일행과 몸싸움을 벌이던 40대 A씨가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당시 그는 순찰차에 타는 과정에서 안경을 떨어뜨렸고, 이를 경찰이 주워주려 상체를 숙이자 앉은 상태에서 발로 경찰의 어깨와 머리를 수회 차고 양손으로 목덜미를 가격했다. 특수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은 A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시민들로부터 폭행 피해를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적절한 공권력 사용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공무 수행 중 다쳐 공상 처리된 경찰관은 지난 5년간 8540명이었다. 이중 현장에 출동해 범인으로부터 피습을 받은 경찰은 2298명으로 전체 공상 경찰관의 26.9%를 차지했다. 안전사고를 당한 경찰의 비율은 이보다 2배 많은 50.1%(4282명)에 달했다.

공상경찰관은 범죄를 단속·제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직접 신체적 피해를 입은 경우를 뜻한다.

특히 지구대나 파출소 등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이같은 폭행 피해에 자주 노출되고 있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피의자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정작 공권력에 대한 중요성이 희석되는 것 같다"며 "경찰들이 공무 수행 중 시민들에게 맞아도 아무 대응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관에 대한 폭행 사건은 자칫 공권력을 경시하는 분위기가 조장될 우려를 안고 있다. 특히 경찰 스스로도 부당한 민원 제기를 우려해 강력한 공권력 사용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성토도 내부에서 나온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도 "시민한테 욕먹는 건 일쑤고, 이렇게까지 일을 하는게 맞을까 싶을 때가 많다"며 "차라리 외국에서 경찰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을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8월 행정안전부는 경찰관이 신체적 피해를 입은 경우 정당하게 장비를 사용한 경찰관의 직무수행 행위에 대한 형의 감면 규정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행안부는 경찰청과 협조해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경찰이 정당하고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이를 담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화가 경찰관이 피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할 때 경찰 비판하는 태도가 많다"며 "오히려 '매맞는 경찰관'이라고 표현이 있을 정도로 경찰이 엄정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하게 직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물리력 행사하는 것도 비판하다보니 경찰관들이 위축돼 있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 엄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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