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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갈등넘어 통합으로] 존 매케인 “오바마는 품위있고 가정적인 사람”

[대한민국 갈등넘어 통합으로] 존 매케인 “오바마는 품위있고 가정적인 사람”

기사승인 2024. 06. 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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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갈등 속 존 매케인 일화 재조명
강성 지지 문제 심각…"내부서 외면"
McCain <YONHAP NO-0366> (AP)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9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엄수된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장례식에서 조사를 읽고 있다./워싱턴 D.C.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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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품위있고 가정적인 사람이자 미국 시민입니다. 단지 저는 그와 근본적 이슈들에 대한 의견이 따를 뿐이고, 또 그게 바로 이번 선거운동의 핵심입니다."

존 매케인 미국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쟁자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그를 '아랍인'이라고 주장한 자신의 지지자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매케인의 단호한 반박에 미네소타에 모인 다른 청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해당 사례는 1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치인의 품위를 보여준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

정치인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 정치인의 현재 모습에 매케인의 이러한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국회의 극심한 갈등을 봉합하려면 우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가 우선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른바 '강성 팬덤'과 결별하지 않으면 막말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스스로 당 내부 분위기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재룡 경희대 특임교수(사회학)는 "미국에서도 존 매케인이 자신의 철학 등을 강하게 주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성숙한 측면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당시 매케인처럼 이야기할 경우 지지층의 표를 얻지 못하고 정치 생명이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회학과 교수 역시 "여야 가릴 것 없이 막말은 지지층 내부서도 외면을 부르지 않겠나"라며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할 경우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로부터 비판받고 '수박'으로 찍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수박이란 겉은 파랑색인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속은 빨강색인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용어로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비명계에 대한 멸칭으로 쓰인다.

매케인의 일화처럼 성숙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준 미국도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후보 간 비방과 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극성 팬덤으로 골머리를 앓는 등 정치적 분열이 정서적 양극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결국 정치를 '선악 구도'로 바라보고, 상대방을 제거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막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야가 전쟁 중 아군에서 가장 많은 실탄을 주는 사람(강성 지지층)을 끊지 못하고 거기에 중독된 것"이라며 "진영 대결이 끝나지 않는 한 막말, 음해, 고소·고발 난타전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야 모두 함께 손을 잡자는 등 협치 의견을 내는 사람이 왕따가 되는 분위기"라며 "정치인의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권력 구조가 낳은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지 않는 한 적대적 대결 구조는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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