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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가입 동의”, 에르도안 입장 변화 이유는

나토 사무총장 “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가입 동의”, 에르도안 입장 변화 이유는

기사승인 2023. 07. 11.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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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에르도안, 스웨덴 나토 가입 의회 비준 준비"
에르도안 'EU 가입 길 개방' 요구 철회
스웨덴, 테러 대응 협력..나토 '대테러특별조정관' 신설
WSJ "나토, 1600km 영토 확장 북유럽서 힘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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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부터)·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진 회의장에 야사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이 입장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동의했다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오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함께 회담을 가졌다.

◇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에르도안 대통령, 스웨덴 나토 가입 튀르키예 의회 비준 준비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먼저,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며 "그러면 우리도 핀란드에 그랬던 것처럼 스웨덴에 나토로의 길을 열 것"이라고 했다가 EU와 나토 가입을 별개 문제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의정서를 가능한 한 빨리 (튀르키예) 의회에 전달하고, 비준을 위해 의회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비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 중립 정책을 폐기하고, 같은 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핀란드는 기존 30개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지난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완료는 이 중요한 시기에 모든 나토 동맹국의 안보에 혜택이 되는 역사적인 일보"라며 "이는 우리 모두를 더 강하고 안전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회담 뒤 발표한 나토 공동성명도 "튀르키예는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의회에 전달하고, 의회에 긴밀히 협력해 비준을 보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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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 스웨덴, 튀르키예와 대(對)테러리즘 협력 장기 지속 합의...나토 내 '대테러 특별조정관' 신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고, 가능한 한 빨리 의회에 비준을 요청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그 대가로 스웨덴과 튀르키예는 테러리즘에 맞서 양국 간 협력을 계속하고,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EU 가입 신청 협상 재개에 도움을 주며 나토는 새로운 '대테러 특별조정관'을 새로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토 공동성명은 스웨덴과 튀르키예가 대테러 협력이 장기적인 노력이며, 이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스웨덴이 나토 정회원국이 되는 것은 스웨덴뿐 아니라 나토 동맹국으로서 더 강력한 더 강력한 혜택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튀르키예에도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의 찬성으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시간 문제가 됐다. 헝가리도 아직 스웨덴의 가입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지만 헝가리 관리들은 튀르키예의 입장이 바뀐다면 가입 절차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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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이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 에르도안 'EU 가입 길 개방' 요구 철회, NYT "급속 반전"...WSJ "나토, 1600km 영토 확장 북유럽서 힘의 균형"

에르도안 대통령이 '튀르키예의 EU 가입'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가 약 반나절 만에 철회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헝가리를 제외한 29개국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한 '대세'를 거를 수 없는 상황에서 튀르키예의 숙원인 EU 가입 문제를 환기하고, 스웨덴과 나토에 대한 요구 사안을 관철하기 위한 외교술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토의 확장 노력을 더욱 지연시킬 수 있는 놀라운 새 조건을 제시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스웨덴 가입 승인 가능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표 이후 '튀르키예의 결정이 급속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교착 상태에 대한 막판 해결책으로 나토가 러시아의 침략에 직면해 단결을 꾀할 수 있게 됐다며 스웨덴의 가입으로 나토가 발트해를 가로지르는 1000마일(1609km) 이상의 영토를 확장하고, 북유럽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며, 이 지역에서 러시아 군함과 항공기에 대한 잠재적 관문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튀르키예는 1987년 EU 가입을 신청, 1999년 가입 후보국이 됐으며 2005년부터 가입 협상을 시작했지만 2016년 이후 가입 절차를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EU 의회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실패 이후 튀르키예 정부의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비판하면서 협상 중단을 의결했다.

독일 등 튀르키예 출신이 많은 일부 회원국은 튀르키예의 EU 가입으로 자국에 튀르키예인들이 대거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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