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릉공항건설 현장의 지키지 않는 ‘약속’, 비산먼지에 노출된 주민들

기사승인 2023. 10. 1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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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비산먼지, 소음 등으로 피해호소
시공사, ‘방진, 방음 시설 설치 등 관리 철저히 하겠다’
울릉군, ‘지도 감독 철저히 하겠다’
8월 31일 주민설명회 약속과 달리 현장 12일 비산먼지 대량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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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북 울릉군 울릉공항 건설 현장인 가두봉 일대가 마치 폭탄이 터진 것처럼 대량의 먼지가 발생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조준호 기자
경북 울릉군 주민들이 울릉공항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많은 비산먼지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울릉군과 시공사가 해결하겠다는 약속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찾아가 본 경북 울릉군 울릉공항건설현장은 가두봉 일부를 절취해 바다를 메꿔 활주로를 만드느라 마치 폭탄이 터진 것처럼 황사보다 심한 먼지가 가두봉 도로(통구미 방향) 등으로 퍼지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발파작업을 진행하지 않았고 현장 내에 굴삭작업 중 진동으로 인해 정상부에 암반과 토사가 등이 비탈면을 타고 통구미 방향으로 흘러내려 비산먼지 등이 발생한듯하다"고 설명했다.

15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매립 공항' '국내 최초의 케이슨 공법 도입 공항' 등으로 알려진 울릉공항 공사는 사업기간 60개월, 사업비 7092억원 규모로 전체 부지 43만455㎡ 가운데 해상 부지가 25만909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부지확보를 위해 일정부분 바다를 메우는 방식이 적용,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항 건설현장 인근지역 가두봉 일부를 절취해 해상매립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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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씨에도 울릉공항 건설현장은 뿌였게 흐리다. 비산먼지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인근 민가 등으로 날리고 있다. /조준호 기자
하지만 현장에서 절취와 매립과정에서 발생한 비산먼지와 미세먼지 등으로 장기간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이 군과 시공사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참지못한 주민들이 지난 8월 단체행동에 돌입하자 부랴부랴 울릉군은 같은 달 31일 시공사, 감리단, 주민 등이 모여 향후 대책을 모색하는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군은 "주민 여러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 앞으로 더 꼼꼼히 챙기고 더 많이 체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공사인 DL E&C(구 대림산업)컨소시엄 측은 "9월 중으로 세륜 시설과 살수차, 물대포, 워터커튼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11월까지 방음벽, 방진시설도 설치해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달 4일 주민참여연대와 울릉군, 시공사 등이 가진 회의에서 군은 통구미 측에 내려온 토석 조기 제거 및 비산먼지 저감시설 설치 등이 필요함을 강조했고, 이에 시공사는 "현장 내 통구미 방향으로 비산먼지 저감시설을 설치 후 하부의 쌓인 토석을 제거와 지속적으로 살수를 시행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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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군 울릉공항현장. 가두봉 일부를 절취해 해상매립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매립지의 반대방향(통구미 쪽)은 매립계획이 없는대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암반과 토사가 흘러내리며 대량의 비산먼지를 발생하고 있다./조준호 기자
그러나 이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쌓인 토석량은 더 많아졌고 이 때문에 도로와 민가, 해상 등으로 비산먼지 등은 여전히 날리고 있다.

주민들은 주민설명회에서 밝힌 군과 시공사의 답변은 주민들을 순간 달래기 위한 일시적인 술수였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군이 울릉공항 현장 환경 단속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군은 "지난달 8일 환경위생과가 현장 내 비산먼지 발생억제 보강시설 현장지도 등을 펼쳤다"고 답했다.

현장 인근에서 만나 한 건설 관계자는 "시공사 자율에 맡겨 비산먼지를 저감하라고 하기에 그 순간 뿐이다. 기업은 빨리 공사를 끝내는 것이 목적이기에 근본적인 단속을 안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 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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