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릉군, ‘울릉공항’ 현장서 불법매립‘ 정황 드러나…시공사측 “원상복구 중”

기사승인 2023. 10. 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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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외 크기 암반 다수 불법매립
전문 건설사- 기초지반 안전 우려
감리단- 현장 확인후 조치 할 것
시공사- 바지선 접안시설 구축하다 빚어진 일, 원상복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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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군의 울릉공항 현장에서 설계 규정보다 큰 암반이 덤프트럭에 실려 매립되고 있다. 시방서엔 30cm 이하로 규정돼 있다. 매립작업이 진행된 조하대 부근 이전 매립된 암반을 보더라도 30cm 넘는 암반이 많이 보인다./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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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군 울릉공한 건설현장. 매립된 암석크기는 설계엔 30cm를 초과해선 안되는대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봐도 대형암석들이 매립되고 있다./독자제공
국토부 사업비 7000억원이 투입돼 경북 울릉군 사동리 지역에 건설 중인 울릉공항현장에서 부실공사 정황이 드러났다. 취재가 시작되자 현장에선 현재 시정작업에 들어갔다.

울릉공항은 국토부 부산지방항공청에서 발주하고 시공사는 DL E&C(구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책임 감리는 한국종합기술 등이 맡고 있다.

29일 본지 취재 및 제보자에 따르면 시공사가 최근 공항 매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방서(공사의 진행을 위해 공사의 순서를 적은 문서)에 규정된 규격(30cm이하)보다 큰 암반을 조직적으로 매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m가 넘는 크기의 암반이 덤프트럭에 실려 해상으로 매립되고 있었다.

시공사는 포크레인을 이용해 큰 암반을 매립 후 그 위를 매립토 등으로 덮었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감리단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복수의 전문 건설업체에 문의한 결과에 따르면 시방서에 규격이 정해져 있어 보여지는 크기의 암반은 현장에 매립될 수 없다. 매립은 단순한 공정 같지만 지반 기초에 중요하다. 뒷채움을 할때 규격 외 큰 암반이 포함되면 빈공간이 생겨 결국엔 땅꺼짐과 지반침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규격 외 사이즈 암반 등을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감독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매립 후 지반침하 외에도 건물을 짓거나 파일공사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들은 "요즘 작은 건설사에서도 파쇄하거나 소활해서 진행한다"며 "발주처 등에 알려 반드시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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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북 울릉군 울릉공항 공사현장. 시공사는 규정 외 크기의 암석을 걷어내 소활작업을 진행 중이다./시공사 제공
이에 대해 본지가 취재에 들어가자 울릉공항 책임 감리를 맡고 있는 한국종합기술 손종록 단장은 시방서에 규정된 규격 외 큰 암반이 현장에서 사용됐음을 확인·인정하고 "시공사, 협력업체 등과 회의를 한 결과 매립된 큰 암반을 자체적으로 분리작업해 원상복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공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바지선 접안을 만드는 과정에 매립토가 유실돼 큰 암반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매립부위를 굴착해 큰 암반을 걷어내고 소활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해명했다.

결국 시공사는 규정외 사이즈 암반 등을 사용하기 위해선 감리단 등에 보고한 후 설계를 바탕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진행해야 했지만 현장에선 원칙과 규정을 무시한 것이다.

주민 A씨(사동리·58)는 "엉터리 공사가 지금이라도 빨리 확인됐으니 망정이지 감리단도 모르게 매립 한 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울릉공항은 주민들의 염원이 담겼기에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불편도 참고 있다. 울릉군과 발주처인 국토부는 부실공사가 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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