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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SCO 정상회의에서 반서방 주창

시진핑, SCO 정상회의에서 반서방 주창

기사승인 2024. 07. 0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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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롯한 외부 간섭 배격 강조
SCO가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도 평가
6일까지는 타지키스탄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4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막을 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미국 중심의 세계 일극 체제를 사실상 겨냥해 '반(反)서방' 목소리를 드높였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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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 정상회의에서 발언하는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반서방 목소리를 높였다./신화통신.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의 4일 보도를 종합하면 특히 시 주석은 회의 연설을 통해 '저항(抵制·저제)'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면서 회원국 간 단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물론 미국 등 구체적인 국가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상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는 구체적으로 "SCO 회원국들이 간섭과 분열이라는 현실적 도전에 맞서 더욱 단결해야 한다. 외부 간섭에 공동으로 저항해야 한다"면서 "냉전적 사고방식이 SCO 회원국들에게는 실질적 위협"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취동화이(聚同化異·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바꾸는 것) 정신으로 난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세계 정세에 대해 적극적 자세로 평가하기도 했다. "세계가 한 세기 만에 전례 없는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면서 "SCO가 역사와 공정, 정의의 관점에서 올바른 편에 서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중국 등으로 첨단 기술이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는 미국의 정책)라는 현실적 리스크를 맞아 우리는 발전 권리를 수호해야 한다"는 말을 통해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역시 시 주석의 주장에 적극 호응했다. 예컨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제 다극 세계가 현실이 됐다고 진단하면서 SCO 회원국들의 안보 보장이 SCO 내 최우선 과제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전 해법과 관련한 주목할 만한 성과는 도출되지 않았다. 또 한반도 문제 역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신 의장국 카자흐스탄이 제안한 '아스타나 선언(Astana Declaration)'과 2030년까지의 회원국 경제협력 전략 등을 담은 여러 문건이 채택됐다.

회원국들은 이 선언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 격화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다수의 민간인 사망과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를 야기하는 행위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 폐막 직후인 이날 오후 다음 국빈 방문국인 타지키스탄으로 출발했다. 타지키스탄에서는 6일까지 일정을 소화할 예정으로 있다. 미국 견제와 다극화 세계의 정착을 위한 중국의 행보가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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